새정부 각료인선을 위한 25일 저녁 청와대회동은 지난 23일 저녁 DJT회동
에서 논의된 내용을 최종 확정하는 수순이었다.

이번 조각인선은 지난 23일 저녁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총리내정자
박태준 자민련총재의 3자회동에서 경제부처는 자민련, 비경제부처는
국민회의측 인사로 선정한다는 합의에 이름에따라 급속히 가닥을 잡았다.

이에따라 그동안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인사가 후순위로 밀리고 당외의
전문인사가 급부상하는 등의 지각변동이 이뤄졌다.

김대통령은 당초 전문성을 갖춘 능력있는 인사를 중심으로 야권을 포함,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사를 각료로 기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민회의측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능력위주의 발탁"과 "정권교체의
상징성"사이에서 상당히 고심해왔다.

이때문에 자민련측 추천인사의 윤곽은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 반면
국민회의측은 서울시장후보와 당지도체제개편 문제와 맞물려 막바지까지
진통을 거듭했다.

더구나 김총리내정자의 국회인준문제와 맞물려 야당을 설득하는데 총력을
모을 수 있도록 당내인사의 기용폭에 대해선 극비에 부쳤다.

김대통령은 또 자민련과의 공동정권정신을 지키면서 비리사건관련자에
대한 여론과 특정기업에 대한 편향문제 등의 변수를 놓고 고심했다.

이번 인선에서 가장 풀기어려운 숙제는 서울시장후보를 내정하는 문제였다.

이종찬 정대철 한광옥 노무현 부총재와 이상수 의원이 서울시장출마의
뜻을 보여 교통정리를 해줘야할 시점이었다.

김대통령이 안기부장인선을 뒤로 미룬 것도 당내역학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부 조각과 관련, 재경부장관의 경우 하마평이 나돌던 초기부터 김용환
자민련부총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됐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고사로
막바지 진통이 가장 컸다.

김대통령은 김부총재가 비상경제대책위대표로 활약해오면서 경제위기를
풀어나가는 추진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김부총재는 김총리내정자가 빠진 당에서 차기주자로의 길을
걷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자민련은 이규성 전재무장관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대통령은 이전장관의 개혁의지를 확신하지 못한 상태여서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측에서 추천한 나머지 경제부처의 경우 별다른 견해차없이 여론의
검증을 거치는 선에서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특히 언론검증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김실장은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의 능력검증이 미흡해 아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외교통상부는 경북출신의 박정수 의원이 외교관출신인
홍순영 주독일대사보다 높은 점수를 딴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장관의 경우 박상천 국민회의원내총무가 당내에서는 이의없는
1순위였으나 지역안배문제에 걸려 서울출신인 신창언 헌법재판소재판관이
급부상하는 모습이었다.

총무부와 내무부가 합쳐져 초대형부서가 된 행정자치부는 초기에는 나종일
경희대교수가 거론됐으나 강력한 개혁의지를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라 당내에서 한광옥 부총재를 강력히 천거하는 분위기였다.

이에따라 통일부장관에 박재규 경남대총장과 나종일 교수 등이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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