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의 총리 임명동의문제를 둘러싼 여야간 대치국면이
"정면충돌"을 향해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주말과 휴일 잇달아 원내총무단 전략회의를 열어 "JP총리
반대" 당론을 관철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마련, 25일 국회본회의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구체적 총리임명동의안 부결행동지침은 25일 본회의 직전 열리는 의원총회
에서 의원들에게 통보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의 시나리오는 한나라당 의원을 제외한 1백33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질 경우를 전제로한 것으로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본회의당일 의원총회에서 인원을 점검,소속의원중 참석인원이 1백33명
미만일 경우는 본회의에 전원 불참해 회의자체를 무산시킨다는 방침이다.

의총 참석인원이 1백33명을 넘을 때는 일단 본회의에 들어가되 백지투표
또는 투표보이코트 전략을 채택키로 했다.

이에대해 여권은 국정공백 감수를 다짐하며 맞대응을 선언하고 나섰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22일 각각 대책회의를 갖고 백지투표 등 한나라당측
시나리오에 대비한 대응책을 모색하는 한편 국회에서 총리임명동의안을
처리해 주지 않을 경우 조각발표도 늦추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여권은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을 개별 접촉한 결과 "자유 비밀투표"만 실시
되면 총리임명동의안이 통과될 것이 확실하다며 본회의에서 "정상적 표결"
이 이뤄지도록 협조해 줄 것을 한나라당측에 촉구했다.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도 23일 예정대로 김명예총재를 총리로 지명한뒤
대국민호소 형식으로 JP총리의 당위성을 역설하며 대야압박을 강화할 계획
이다.

이와관련, 정치권에서는 JP총리 임명동의안의 가부여부에 관계없이 1차
정계개편이 촉발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결사항전" 의지표명에도 불구하고 총리임명동의안을
일사불란하게 부결시켜야할 대오에 금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동의안이 가결되면 말할 나위도 없고 부결시키더라도 한나라당 내부사정상
인준찬성파들은 제 갈길을 가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더욱이 지난번 정부조직법개정안 등의 처리과정에서 세불리를 뼈저리게
느낀 여권으로서는 한나라당 내분을 여소야대 국면을 타파할 고리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