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끝에 타결된 노사정 합의내용에 대해 노동계는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으나 대체로 만족할만한 수준이라는 반응이다.

노동계는 고용조정의 법제화에 동의하는 대신 지난해 노동관계법 개정과정
에서 반영되지 못했던 전교조 합법화, 공무원단결권및 노조의 정치활동
허용등 굵직 굵직한 대어들을 낚았기 때문이다.

실업대책과 관련해서도 고용보험제도와 실직자 생계안정대책을 대폭 보완
했고 당장 필요한 고용안정기금을 정부가 계획했던 4조4천억원에서 5조원
으로 6천억원을 확충했다.

이번 협상에 깊숙히 관여한 한국노총 관계자는 이와관련, "정리해고와
근로자파견제의 법제화를 막지 못해 일단 조합원들을 볼 면목이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번 협상을 통해 노동계의 실익을 최대한 챙겼다고 자부
한다"고 말했다.

노총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차기정부의 재벌및 정치개혁 약속을 믿고
전국민적 고통분담차원에서 이번 노사정합의를 이뤄냈다"면서 "차기정부는
합의내용을 철저히 이행,믿음과 신뢰를 토대로 이번 국가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일부사업장들은 지도부의 정리해고 수용은 전혀 예상밖의 일
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서울 삼선동 민주노총사무실에는 이날 아침부터 일선노조로부터 합의
타결 경과를 묻거나 정리해고 수용을 성토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민주노총산하 금속연맹 관계자는 "고용문제가 대두된 작업장을 중심으로
지도부의 정리해고수용에 대한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노조는 노사정위원회가 진행되는 동안 지도부가 정리해고제 등의
수용불가 방침을 거듭 천명해 놓고도 아무런 방침변경 통보없이 합의안에
타결했다며 절차상의 하자를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협상타결결과에 대한 일선사업장의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지도부가 적극적인 설득작업에
나서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기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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