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 자민련의 김종필 명예총재 박태준 총재는 31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고통은 노동자뿐아니라 청와대와 정부
기업 국민이 모두 동등히 나눠 부담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정동영 대변인이 전했다.

김당선자 등은 "정리해고로 노동자에게만 고통을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
면서 새해초 노.사.정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고통동등분담" 원칙을 이같이
천명했다.

김당선자 등은 "기업가들도 정경유착을 완전히 끊고 피나는 자구노력을
통해 체질을 개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면서 "내부자거래 상호출자 등의
문제를 적극 개선하고 연결재무제표를 작성, 기업투명성을 강화해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김당선자 등은 또 "노동자에 앞서서 고통을 분담해야 할 부분은 청와대와
정부"라고 지적했다.

김당선자 등은 "부실기업을 인수해 운영할만한 국내기업이 없어 외국기업이
와서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외국기업들은 정리해고없이는 들어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며 "부분해고를 피하려다가 전체해고를 당할 수 있다"고
정리해고도입의 불가피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세사람은 "해고에 그치지 않고 고용보험에 의해 실업수당을 주는
범위를 넓히고 직업훈련 직업알선 등을 통한 일자리창출 등 보완대책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세사람은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맞는 개혁을 해나가되 정경유착
근절처럼 비정상적인 일들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안정속의 개혁"을 추진
하기로 했다.

한편 세사람은 김영삼대통령과 김당선자의 청와대 회동 다음날인 매주
수요일 오전에 만나 정국운영방안과 경제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야당과도 협의채널을 구축키로 했다.

김명예총재는 이날 회동에서 6일부터 일본을 방문, 새정부에서 한일어업협정
개정협상을 재개하고 일본이 한국지원에 주도적 역할을 맡아줄 것을 요청
하겠다고 김당선자에게 밝혔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