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입조심"을 지시함에
따라 인수위가 "몸단속"에 나섰다.

김 당선자의 이같은 "경고 메시지"는 일부 인수위원들의 사견이 공론인
것처럼 부풀려져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정권인수위가 "비리조사위"의
성격으로 비춰져 신구 정부간 불협화음을 조성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인수위 고위관계자는 30일 "김 당선자가 인수위에 주요 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도록 특별히 당부했다"고 전했다.

김한길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인수위가 정부의 비리를 캐내는
일을 주로 하는 것처럼 일부 언론에 의해 비쳐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인수위가 법적으로 부여받은 임무는 비리조사나 처벌이 아니다"라고 강조
했다.

김 대변인은 일례로 "인수위가 민방선정의혹에 대해 파헤치는 것처럼 일부
언론에 보도됐는데 해당분과위(사회.문화)에서는 "민"자도 꺼낸 적이 없다"
며 "오늘 간사회의에서도 상당한 불만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며칠간 인수위 활동의 초점이 "정권인수"보다는 "국정감사"에
보다 비중을 두는 것처럼 외부에 비쳐졌던게 사실이다.

또 정부측으로부터 국.과장급 실무진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파견공무원에
"특혜"를 주는듯한 인상을 풍기는 위원들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인수위는 이에 따라 앞으로는 매일 오전 이종찬위원장 주재로 분과위
간사단회의를 열어 인수위의 입장을 보다 명확히 정리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 각 부처의 보고자료중 "대외비"를 포함, 극비사항에 대한 보안도
철저히 지킬 방침이다.

아울러 인수위의 모든 공식문건은 인수위원장의 직인이 찍힌 것으로
한정키로 했다.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일부 위원들의 "개인플레이"를 막기 위한
조치다.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