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정치권은 은행들이 기업대출금의 만기를 연장할 경우 모자라는
자금을 전액 지원하고 후순위채권 매입을 늘려 주는 등 연말 기업연쇄부도를
방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대표단도 한국기업과 은행의 어려움을 수렴, IMF
이행프로그램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29일 오후 시중은행자금부장회의를 소집, 종금사들이 기업대출
을 회수하지 않아도 되도록 31일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종금사에 대한
은행콜자금 3조1천억원을 전액 연장하라고 지시했다.

은행들은 이에따라 이날 만기가된 콜자금 2조4천억원의 만기를 1월5일로
연장한데 이어 31일이 만기인 7천억원도 전액 1월로 연장해 주기로 했다.

한은은 또 기업에 대한 대출로 생긴 자금부족분은 오는 31일 자정을 기해
전액 은행들에 지원해 주기로 했다.

이와함께 국민 산업 주택 농협 등 자금여유가 있는 특수은행들을 통해
종금사에 대한 콜공급을 늘려 기업들이 결제자금을 충당할수 있도록 했다.

이날밤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열린 12인 비상경제대책위원회는 중소기업
에 수출금융을 많이 지원한 은행에는 후순위채권 매입을 늘리고 당초 정부가
내년에 신용보증기금에 출연키로 했던 재원 7천억원을 1월중에 앞당겨
출연키로 했다.

위원회는 30일 오전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장회의를 열어 정부의 이같은
방침을 통보하고 은행들이 연말에 기업대출자금을 회수하지 말고 중소기업에
대한 수출금융지원을 늘리도록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IMF 대표단은 이날오후 은행회관에서 강만수 재경원차관과 장철훈
조흥은행장 허동수 LG칼텍스정유부회장 등 정부와 금융계 수출입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은행들이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대출을 중담함으로써 연말자금난이 심화되고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 IMF의 요구조건중 통화증가율과 물가상승률
목표 등을 완화하고 은행의 BIS비율 충족시기도 늦추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데이비드 골즈브로반장등 IMF측은 한국 실물경제의 어려움을
이해했다며 이행점검과정에서 한국측의 희망사항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이성태.김태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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