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25일 새벽부터 조직개편"노트"작성에 들어갔다.

지난 19일부터 4일간 "국제통화기금(IMF)노트"를 작성해가며 외환위기
타개에 집중했던 김당선자는 이날 오전 당선후 처음으로 정동영 대변인 등
측근들에게 정부조직개편구상을 내비쳤다.

정 대변인이 전한 김당선자의 개편구상은 선거기간중 밝힌 내용과 같은
<>청와대기능및 조직축소 <>국무위원지위강화 <>작고 효율적인 정부조직개편
등이 골자.

그러나 조직개편시기와 관련, 김당선자가 선거기간중 집권후 6개월~1년
정도로 잡던 일정을 크게 앞당길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 주목된다.

청와대비서실조직개편은 취임직전 단행될 것이 확실시된다.

절차가 복잡하지 않은데다 국민들에게 고통분담을 호소하며 경제난 타개에
국력을 결집해나가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대통령과 최측근의 비서실이
내핍생활을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기때문이다.

김 당선자는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수를 현재의 11명에서 5~6명으로
줄이고 수석비서관의 기능을 "연락관" 수준으로 격하시키겠다고 밝혔다.

이같이 되면 현재 정무 경제 외교안보 행정 민정 공보 사회복지 정책기획
농림해양 총무 의전 등 11개 수석비서관은 <>정무(정무 민정)<>경제(경제
사회복지 농림해양)<>외교.안보 <>행정 <>공보수석 등으로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질적인 면에서도 김당선자는 각 부처 장관이 직접 대통령을 보좌하도록
만들어 장관들이 소관업무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도록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수석비서관이 정부 관계부처 장관과 동등한 또는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당선자의 이같은 청와대 비서실 축소방침은 측근정치의 하나인
"비서정치"가 대통령 주위에 인의 장막을 침으로써 상의하달, 또는
하의상달에 난맥이 빚어지는 폐단을 없애겠다는 뜻이라고 정대변인은
설명했다.

정부조직개편은 비서실개편과 동시에,또는 그 직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어느쪽이든 가능한한 빨리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김당선자가 "새 술은 새 부대에"를 강조해온만큼 현정부의 행정쇄신위원회
와 총무처조직국이 마련한 개편안을 참고해 취임전 전격적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당선자도 "정권출범후에 하면 이미 자리에 임명된 사람의 뒷처리문제
등으로 "축소"가 어려운 현실적 문제가 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김당선자는 취임전 착수시 졸속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정부가 작성중인
개편안에 대해 "많은 인력과 예산, 시간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 조기개편에따른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려는 듯했다.

특히 김당선자측은 현정부가 "현내각에서 조직개편을 해야 부처이기주의
없이 효과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하고 새정부의 신임장관들이 중도하차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며 새정부출범전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개정을
희망하고 있는 점에 "용기"를 얻고 있다.

이에따라 여론이 취임전 개편에 적극 동조하는 방향으로 흐르면 조기개편을
결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정부기구가 어떻게 감축될지에 대해선 이날 김당선자가 밝히지 않았으나
청와대비서실의 감축규모와 의지로 봐선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안팎에서는 김당선자가 정권인수위와 별도로 행정개혁위도 구성,
현정부의 행정쇄신위 총무처안을 참고해 단행하겠다고 밝힌만큼 김당선자의
공약안을 중심으로 현정부안을 일부 절충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1월에 확정될예정인 현정부안은 김당선자가 공약으로 내건
<>인사위원회설치 <>재경원축소 <>공보처폐지 <>내무부격하 <>식품의약품
안전본부의 격상 등도 포함하고 있어 단일안을 만드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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