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당선자는 40년 가까운 정치역정에서 크고 작은 인연으로 만난 각계
인사들과 광범위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들이 이번 선거에서 "김대중
대세론"을 굳히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집권초기 강력한 대통령으로서의 기반을 닦아나갈 김 당선자에게 직.간접적
으로 영향을 미칠 핵심 측근인사들에게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최재승 설훈 남궁진 윤철상의원, 박지원특보 등
오랫동안 김당선자를 보좌해온 이른바 "가신" 인맥이 눈에 띤다.

이들은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보이나 스스로가 차기 정부
에서 임명직에는 진출하지 않기로 공개 선언한 바가 있고 김 당선자도
김영삼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이들을 지근 거리에 두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가신"그룹 보다는 오히려 차기 정부에서의 역할과 관련해 관심을
끄는 인사로는 이번 대선에서 "3두체제"를 구축, 각각 당무 선거 범야권
통합작업을 맡아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큰 공헌을 한 조세형 총재권한
대행 이종찬 대선기획본부장 한광옥 대선후보단일화추진위원장 등이 있다.

또 측근은 아니지만 자민련에서 "공"을 세운 박철언 김용환의원 등도
새정부에서 크게 부상할 인물로 꼽히고 있다.

최수병 전서울시정무부시장, 엄삼탁 전안기부기조실장 등 대선을 앞두고
새롭게 "수혈"된 인물들도 어떤 형태로든 요직에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당내에서는 김원길 정책위의장이 각종 정책대안이나 공약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김의장은 자민련과의 1백50대 대선 단일공약을 마련하는 "산파역"을
맡은 것은 물론 각종 정책개발을 책임지는 당내 "제1의 핵심브레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한전선부사장 중앙증권일보사장 등을 지낸 그는 이론과 실물경제에
두루 밝아 김후보의 "경제 과외교사"라는 평도 들었다.

국세청차장과 주택은행장을 지낸 장재식의원은 세무관련 정책을,
중소기업중앙회장 출신인 박상규부총재는 중소기업 관련정책을 담당했다.

또 비상기획위원장 출신인 천용택의원은 국방관련 정책의 "야전사령관"으로
뛰었으며 예비역 장성들을 영입하는데도 한 몫 했다.

임채정 정세분석실장은 급변하는 정세를 분석하는 "정책 방향타" 역할을
맏고 있으며, 이해찬의원은 정책위의장과 서울시정무부시장을 지낸 경험을
토대로 서울시정책을 포함한 각종 정책개발에 깊숙한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서울대의 임종철 한상진 이장호 임강원교수 성균관대 김태동
숭실대 이진순 중앙대 김성훈 서강대 오기평 고려대 김호진 조선대 김홍명
교수 등이 자문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고은 시인 강문규 YWCA사무총장 서영훈 전KBS사장 한승헌 변호사 김민하
교총회장 이돈명 전조선대총장 김희집 전고대총장 등 아.태재단의 이사진들
도 여론주도층을 상대로 한 김 당선자의 세확산에 도움을 줬다는 평이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