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냐 "보전"이냐.

선거철마다 각 당 후보 공약의 "단골메뉴"로 등장했던 그린벨트정책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월 정부가 선거철 선심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시대에 맞는
그린벨트정책수립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71년 그린벨트지정이후 가장
파격적인 규제완화안을 마련, 입법예고를 해놓고 있어 구역내 거주민
환경론자 등 이해당사자들의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다.

그린벨트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입장은 지난 71년 도시계획법개정과 함께
전국토의 5.4%에 달하는 규모로 지정된 그린벨트의 효율성에 문제를 제기
하고 있다.

도시의 자연환경보전을 위해 지정된 그린벨트가 26년이 지나면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유발하고 있는 만큼 정확한 실태조사를 한후 지역실정에 맞게
그린벨트지정구역을 일부 재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익을 내세워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규제완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린벨트내 주민들은 각종 편익시설을 설치할수 없는 것은 물론 살고 있는
집을 늘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반해 그린벨트를 현상태대로 존속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자칫 무분별한 해제는 투기바람을 몰고와 그린벨트정책을 뿌리째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린벨트내 거주민의 55% 정도가 외지인인데다 크고 작은 규제완화가 있을
때마다 그린벨트내 땅값이 들먹였던 사실이 이를 반증해 주고 있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그린벨트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
이다.

그린벨트를 둘러싸고 상반된 의견과 주장이 제기될수밖에 없지만 이 제도가
처음 실시된 70년대초와 지금의 환경이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보전을 큰 원칙으로 삼되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규제는 시대여건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보완론이 공감대를 넓혀 가고 있다.

3당 대선후보들이 그린벨트에 대한 보전원칙을 고수하되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손질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득표전략으로 해석된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