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국민회의 김대중 국민신당 이인제후보 등 3당 대선후보들
은 1일 밤 3명이 함께 참여한 첫 TV합동토론회에서 경제책임론 금융실명제
보완 금융개혁법안처리 등 경제현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토론에 앞서 진행된 1분간 기조연설에서 이회창후보는 "우리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는 한탄스런 지경에 이른 것은 나를 포함한
정치권 모두의 책임"이라고 전제한 뒤 "경제파탄은 한보사태에서 보듯 정경
유착이 원인"이라며 깨끗한 정치를 주창하는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김대중 후보는 "우리나라 축구가 연전연패하다 올바른 감독 만나 연전연승
을 했다"면서 "정권교체를 통해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 경제회생을 이루자"
고 강조,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인제 후보는 일선대대장의 시국선언을 언급하면서 "안보가 보장돼야
경제도 살릴 수 있다"면서 "병역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이후보는 후보직
에서 사퇴해야 하며 만약 의혹이 해소되면 내가 사퇴하겠다"며 한나라당
이후보의 두 아들 병역의혹을 다시 거론했다.

다음은 토론회 요지.

[[[ 경제파탄책임 ]]]

<> 사회 =IMF의 긴급자금 지원시 불황의 장기화와 대량실업사태가 예상
되는데 집권시 이 경제위기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 이회창 =외화수급의 안정을 이뤄야 한다.

안정이 안돼서 신용도가 떨어졌다.

또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부실금융기관도 정리하는등 금융개혁을 해야 한다.

경쟁력도 높여야 한다.

정부 기업 국민 모두 합심해서 다시 일으키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 김대중 =문제는 이나라를 이꼴로 만든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개혁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기득권 세력이 다시 맡기 때문이다.

영국도 대처총리가 정권을 잡아 경제가 살아났고 미국도 부시대통령에서
클린턴 대통령으로 바뀐후 살아났으며 멕시코도 세디요 대통령이 정권을
잡아 경제를 일으켰다.

어떻게 할 수 있는 정부가 들어서느냐가 중요하다.

이 지경을 만든 세력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 우리는 희망이 없다.

<> 이인제 =오늘의 경제난국은 국가경영을 담당했던 세력이 일관된 정책
없이 한 결과라고 본다.

이 난국을 푸는 방법은 국민들의 애국심밖에 없다.

애국심에 호소하기위해서는 도덕성이 중요하다.

긴축을 하면 고통이 뒤따르는데 이를 호소할 수 있는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도덕성이 있느냐.

<> 이회창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해결되는게 아니다.

단 하루도 국정경험이 없는 지도자가 이를 할 수 있나.

신한국당에 있다가 나간 후보가 이를 할 수 있나.

[[[ 실업대책 ]]]

<> 사회 =실업자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말해 달라.

<> 김대중 =실업자를 최대한 줄이면서 경제를 재건해야 한다.

경제재건을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개혁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근로자수를 줄이면서 경영합리화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감원을 하지 않고 임금을 억제해 생산성을 높여서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는 후자를 택해야 한다.

하루속히 직업훈련을 시켜 실업이 되더라도 좋은 직장을 갖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확충해야 한다.

내년에 1만개의 벤처기업을 만들어 50만~8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면 5년동안
2백50만~4백만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 이회창 =김후보의 견해는 교과서적 말이다.

경제안정이 되고 사회가 안정돼야 실업자대책이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다.

김대중 총재는 내각제개헌을 하겠다고 했고 지자제 선거도 닥칠 것이고
청문회도 주장하고 있다.

어수선한 정국에서 사회가 안정될 수 있을 것인지, 실업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 이인제 =김후보의 견해는 원론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다.

당장 IMF는 경제성장률을 3%로 줄이라고 권고했고 엄청난 실업이 예상된다.

실업자의 생활을 보장하고 일자리를 찾아주는 단기적인 대책이 중요하다.

우선 국회를 열어 3조원 가량의 실업대책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생활안정자금 1조원,근로자 전직을 위한 자금 1조원, 연수생제도 도입을
위한 자금 1조원정도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 김대중 =원론적이라도 옳은 것은 옳은 것이다.

내각제를 하더라도 99년말에 하니까 그 안에 나라를 안정시키고 IMF
관리기간을 졸업할 수 있다.

지자제 선거정도로 정국이 불안해지지 않는다.

이인제 후보가 IMF가 권고한 3% 성장률을 얘기하는데 IMF가 말하는 것이
안정이다.

안정기조에서 성장할 수 있다면 4~5%도 성장할 수 있다.

내년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IMF와 재협상을 통해 재조정할 수 있다.

[[[ 금융실명제보완 ]]]

<> 이인제 =금융실명제는 대대적으로 보완돼야 한다.

실명제의 큰 기조는 금융비밀을 보장하는 것과 조세형평의 문제 등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지하자금은 노출을 꺼려 양성화가 안되기 때문에 무기명장기채권 발행을
통해 지하경제자금을 양성화해야 한다.

증시가 붕괴되는 상황에서 증시에 들어오는 돈은 출처조사를 말아야 한다.

분리과세 문제도 탄력성있게 해야 한다.

<> 이회창 =이인제 후보의 말씀은 기본적으로 나와 같다.

그러나 장기산업채권만으로는 전적으로 자금 양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

지하자금은 실제론 3조~5조원에 달한다.

이후보가 말한 지하경제자금은 30조원에 달하는데 서로 다른 것이다.

<> 김대중 =실명제는 이미 휴지화됐다.

차명거래를 해도 죄가 안된다는 대법원판결도 났다.

예금 비밀문제는 알다시피 신한국당이 저의 인척들 계좌를 불법 인출하고
공표했지 않았나.

지금은 비상시기이다.

따라서 실명제를 유보해 30조원이 넘는 지하자금이 지상에서 유통돼 도산
상태의 중소기업이나 상인에게 돌아가도록 해야한다.

<> 이인제 =김대중 후보는 IMF에 대한 자금상환때까지 실명제를 유보하자는
것인지..

또 지난 92년 대선때 김후보는 실명제를 경제 제1정책으로 제시하지 않았나.

차명과는 달리 가명거래도 된다는 것인지, 이회창후보 때문에 무효화됐다는
것인지, 금융실명제의 최소한 골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 물가안정대책 ]]]

<> 사회 =환율폭등으로 기름값이 급등하는 등 내년에 물가상승이 우려된다.

<> 김대중 =중요한 것은 통화량 조정이다.

통화량을 최대한 억제해 물가를 억제하고,공정거래법을 철저히 준수해
기업이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 소비자주권을 발동해 기업의 부당요금과 공공요금의 부당인상에
대해서도 감시를 해야 한다.

또 농축산물의 경우 도농간의 직거래 체제를 확립해 생필품 식료품 가격을
억제해야 한다.

<> 이회창 =통화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만 통화량의 증가가
곧바로 물가 상승과 연결되지는 않는다.

유동성 여유의 범위안에서는 물가에 영향 없다.

그리고 마치 공정거래법에 의해 일상적인 수급가격까지 손대야 한다는 말로
비쳐진다.

<> 이인제 =서민들의 피부에 미치는 생필품 등의 물가를 관리할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정경유착근절 ]]]

<> 이인제 =정경유착은 정당구조에서 문제를 찾아야한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사회 여러분야에 뿌리를 두고 밑에서부터 올라올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

위에서 추종자를 관리하는 정당이 되면 정경유착은 일어나게 돼있다.

그리고 제도보다도 세대교체를 하지 않으면 정경유착은 뛰어넘을수 없는
강이다.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 이회창 =세대교체가 돼야 정경유착이 없어진다고 했는데 김대중 후보도
40대기수론을 주장했다.

세대교체가 아니라 정신이 중요하다.

썩은 정치에 정신이 물들면 소용없다.

우리가 대규모행사를 했다고 하는데 돈 안드는 행사를 지향했다.

<> 김대중 =주범은 불건전한 재벌과 한나라당이다.

경제를 좌지우지한 사람들이 한나라당에 모여 있다.

정권교체를 안하면 엊그제까지 정경유착한 사람들이 다시 정치해 정경유착
을 끊을 수 없게 된다.

앞날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

<> 이인제 =세대에 따라 정신이 다르다.

정경유착은 3김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러나 5,6공세력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

이후보는 지금 그 세력들위에 타고 있다.

이후보가 정경유착을 끊을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세대교체를 동반하지않은 정권교체는 정경유착을 끊는데 한계가 있다.

<> 사회 =그린벨트에 관한 정책은.

<> 이인제 =지사를 할 때 그린벨트안의 주민 고통을 직접 봤다.

그린벨트는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다만 주민들의 애로사항은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행위규제를 푸는 것은 중앙정부에 건의해 봤다.

<> 이회창 =그린벨트를 풀거나 지가보상으로 하겠다는 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모든 공적제한에 따라 보상해야 한다는 얘기인가.

수백조원을 어떻게 보상하는가.

<> 김대중 =그린벨트문제는 집권시 1년 이내에 해결할 자신이 있다.

특별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

과학적인 검토를 하겠다.

보존이 필요한 부분과 풀 부분을 나누겠다.

국민의 사유재산을 22년간 침해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보상문제는 지가증권, 유통성을 부여한 지가증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 이인제 =다 풀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분가시 증축허용 등을 얘기하는 것이다.

김후보의 얘기는 어딘가 선을 그어야 한다.

지가 차이가 커 엄청난 혼란이 생긴다.

불가능하다고 본다.

< 허귀식.김태철.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