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후보 ]]

한나라당 이후보 진영은 27일 "경제책임론"이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자 "낡은 정치의 폐해가 국가위기의 본질"이라며 3김 정치 청산을
주창하는 등 야권의 공세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와함께 이날부터 공조직과 읍.면.동 단위로 구성된 4천3백여개의
협의회조직을 가동하는 한편 제정구 손학규 의원 이철 박계동 전의원 등
당내 젊고 참신한 인사들로 "클린 (CLEAN) 유세단"을 조직,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세에 나섰다.

이후보는 이날 오후 조순 총재 김덕룡 선대위원장 서정화 인천시
선대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인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지역
정당연설회에 참석, 전략지역인 수도권 공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세전에
돌입했다.

이후보는 이날 연설회에서 "우리정치는 지역할거주의 지역패권주의
패거리정치 정경유착 등 온갖 병폐에 시달려 왔다"며 3김 정치의 모순을
지적한 뒤 "전통야당인 민주당과의 합당은 국가를 구하기 결단"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보는 특히 "지역감정으로 더 이상 동서로 갈라지지 않고 온 국민이
하나가 되는 국민대통합의 시대를 열수 있는 정치세력은 한나라당밖에
없다"며 "집권하면 겸손하고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으로 이 나라를
존경받는 선진대국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후보는 이어 "나라를 구하기 위한 일념으로 대선가도에 나선 만큼
최선을 다해 기필코 승리를 거둬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조총재도 총재연설에서 "경제가 파탄지경에 몰리고 사회질서가
문란해지고 있는 것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때문"이라고 지적한 뒤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정경유착의 상징인 3김을 청산하는 정치의
구조조정이 앞서야 한다"고 3김 청산을 역설했다.

조총재는 또 "DJT 내각제를 통해 권력을 전리품을 나누려 하는 정치권의
야합을 제거하고 깨끗한 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은 이회창 후보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후보는 정당연설회가 끝난 뒤 버스로 이동해 인천 제2부두와
인천상공회의소 신포시장을 잇따라 방문, 간담회와 거리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보는 이어 인천 올림포스호텔에서 기독교계 지도자와 간담회를
가진 뒤 서울로 이동, 여의도 63빌딩 백리향에서 예비역 장성모임에
참석했다.

< 인천 = 김태철 기자 >

[[ 김대중 후보 ]]

국민회의 김후보는 후보등록 이틀째인 27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맹추격으로 잃었던 평정심을 되찾고 경제파탄책임론과 경쟁력우위론을
확산시키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국민회의는 전날 밤늦게 나온 외부기관의뢰 여론조사결과에서 김후보의
선두고수를 확인했으나 내부조직의 긴장을 유지하기 위해 이를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국민회의는 특히 이회창 후보의 경제파탄책임론도 먹혀들고 있다는
내부분석에 따라 당분간 "경제"에 중심을 둔 캠페인을 계속한다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에따라 국민회의는 이날 오전 경제위기와 관련한 성명을 내고
경제파탄책임론을 집중거론하는한편 경제청문회개최 금융실명제의 즉각
유보 등을 촉구했다.

김후보는 이날 오전 기업체를 방문, 최근 어려워진 수출여건 등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김후보는 우선 정세균 김민석 추미애 의원 등과 함께 LG상사
통신사업팀과 사장실에 들러 관계자로부터 각종 애로사항을 들었다.

지원부문장을 맡고 있는 여성구 전무는 "최근 경제상황은 공황이나
다름없는 상태"라고 말했고 김후보는 이에대해 <>외화유치 <>금융기관
부실정리 <>기업재무구조개선 <>국민적 지원 분위기 등이 현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후보는 "수출외에 사는 길이 없다"며 상사원들을 "구국의 전사"
"나라경제를 살리는 십자군"이라고 추켜세웠다.

김후보는 통신사업팀 사무실에서 환율금등 외환위기 등에 따른 어려움에
관해 설명을 듣고 문제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구하는 등 시종 진지하게
임했다.

김후보는 한 직원이 답변을 시원스럽게 잘 하자 "젊은 나이에 참 똑똑하다"
고 칭찬하며 "여러분들이 나라를 살리는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김의장 유세를 비롯해 전국 14곳에서 정당연설회를
가졌고 특히 김근태 노무현 부총재 신계륜 청년특위위원장 등은 서울 명동
등에서 거리유세를 계속했다.

< 허귀식 기자 >

[[ 이인제 후보 ]]

국민신당 이후보는 공식 유세 첫날인 27일 경남지역을 훑고 다녔다.

이후보는 당초 강원지역을 첫 공략지역으로 잡았으나 "전략거점"인
부산.경남지역에서 "이회창 역풍"이 강하게 일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유세방향을 급선회했다.

이후보는 이날 "의병의 고장"인 사천 진주를 시작으로 중.서부 경남지역
8개 시.군을 버스로 도는 강행군을 했다.

경남지역을 "이인제 돌풍"의 "진앙"으로 삼아 대반격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포석이다.

경제의병운동을 주창하고 있는 이후보는 이날 시장 상가 버스터미널 등
집중적으로 돌며 "일꾼 대통령론"을 폈다.

그는 진주중앙시장과 마산부림시장 등에서 점퍼차림에 "경제를
살립시다"는 어깨끈을 두른채 "국가부도 책임은 YS와 한나라당"이라는
제목의 당보를 배포하며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밤낮없이 뛰어 이나라를
불길처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이후보는 콩나물과 파를 다듬는 행상에서부터 포장마차 아저씨, 포목점
노파, 장애인 수레상, 어물전 아주머니 등의 손을 잡으며 마음놓고 부릴수
있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의 시장통 즉석유세에 몰려든 상인들은 "굶지않게 해달라" "장사
잘 되게 해달라"며 악수공세를 폈고 이후보는 "집권후 2년이내에 반드시
경제를 살리고 빚을 다 갚겠다"고 화답했다.

이후보는 가는 곳마다 "대통령은 받들어 모셔야 하는 어른을 뽑으면
안된다"면서 "미국인들이 클린턴을 모시려고 뽑은게 아니라 부리려고 뽑아
오늘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처럼 가족 모두 모아놓고 제일 젊은 사람을
찍자고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후보는 경남도지부 결성대회와 창원을 진주을 합동창당대회에서는
한나라당을 맹비난했다.

그는 한나라당 주축세력을 "나라를 망쳐놓은 정치특권층"이라고
몰아세운뒤 "감옥에 갔다와도 바로 금배지를 다는 이상한 풍조를 없애기
위해 부패정치인이 다시는 국회에 못들어오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국회의원 수를 2백명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후보는 이날 합천군 가야면 대안리 한 농가에서 민박을 하며 유세
첫날밤을 보냈다.

< 창원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