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후보 공동선대회의 의장인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가 27일
"충청연합팀"을 대거 이끌고 자신의 텃밭인 충청권 공략에 나섰다.

김의장은 이날 국회부의장인 국민회의 김영배 의원, 국민회의 김영진,
자민련 변웅전 이상만 정일영 의원 등과 함께 충남 아산, 당진지역
정당연설회에 연사로 나서 공식선거운동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특히 김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후보를 포기하고 김대중후보를 지원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충청권에 연고가 있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견제하는데 연설의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김의장은 청중 6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산시 올림픽국민생활관에서
가진 연설회에서 "총재를 내쫓고 당명을 바꾸면서 마치 딴 사람인양
행세하고 있지만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은 한 통속"이라며 "나라를 부도낸
사람들이 다시 정권을 잡으려고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 이후보는 후보는 고향이 황해도 서흥이면서도 예산에
가면 예산이 고향, 광주에 가면 광주가 고향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후보는 총리시절 충청도 출신 공직자 친목모임인 충우회에서 찬조연설을
부탁하자 "나는 충청도 출신이 아니다"고 말한 사람"이라며 "이후보의
도덕성"을 비난했다.

특히 김의장은 "이번에 내가 나서지 않아 내심 서운하게 생각하는 분이
계신줄 알고 있다"며 "김대중후보를 지원하는 것이 곧 나를 지원하는 것"
이라고 자민련 지지자들을 설득했다.

그는 또 김대중후보에게 후보를 양보하게 된 배경을 자세히 설명한뒤
"나는 욕심이 없고 마음을 다 비웠다"며 "정치와 행정은 내가, 경제는
박태준 총재가 맡아 옆에서 김대중후보를 도울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영배 부의장 등 찬조연사들도 한결같이 "김대중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이 김종필의장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키는 길"이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충남 출신인 김부의장은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면 김대중 김종필 총재의
공동정권이자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공동정권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변웅전 의원은 "김대중 후보가 "DJP"의 약속를 지키지 않을 수 없도록
충청권에서 50% 이상의 표를 몰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