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이 19일 강경식 경제부총리와 김인호 청와대경제수석을 전격
경질한 것은 금융 및 외환위기가 이미 한계상황을 넘어섰다는 인식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사람이 바뀐다고해서 경제여건이 호전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최근의 금융
및 외환위기가 점점 확산되는 상황에서 분위기라도 쇄신하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담겨있다.

따라서 이번 경제팀의 경질은 인책성격이 강하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경제팀 경질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을 해왔다고
청와대참모들은 전하고 있다.

임기를 3개월밖에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팀을 교체하는 것이 과연
우리경제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가를 놓고 고심해 왔다는 것이다.

정치권이나 언론 등에서 그동안 경제팀의 경질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지만
일부 경제계원로들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새 경제팀이 들어올
경우 업무파악하다가 시간을 다 보낼 것이라는 건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IMF구제금융 요청이 정부내에서도 공론화될 정도로 외환위기가
심각해지자 "비상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 18일밤 사이에 전격 경질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금융 및 외환위기가 곧 바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무능력
으로 비화되고 있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국가가 위기상황에 처해 있는데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비난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대통령이 국민담화라도 발표해야 되지않느냐는 여론이 나오는 마당에
여론의 질타를 받는 경제팀을 갖고는 위기수습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경제팀경질은 현재의 금융 및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분위기쇄신용 "상징적 조치"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정부는 물론 기업, 국민 등 경제주체 모두가 새롭게 각오를
다지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김대통령은 새 경제부총리에 중진급 인사를 기용하느냐, 아니면 실무형
인사를 발탁하느냐는 문제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금융 및 외환위기의 해결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
재무부 이재국장, IMF이사, 세계은행이사 등을 지낸 임창열장관을 적격자로
발탁했다는 후문이다.

연령이 역대 경제부총리에 비해 연소하지만 금융전문가로서 발로 뛰는
업무능력을 김대통령이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번 대미자동차협상에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국익을 위해
뛰는 모습도 김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는 후문이다.

김영섭 신임 경제수석은 신임 임부총리가 경제팀의 팀웍을 위해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부총리와 재무부 이재국에서 같이 일한 경험이 있는데다가 재무부
이재국장, 재경원 초대 금융정책실장을 지낸 금융전문가라는 점이 발탁요인
으로 꼽힌다.

청와대고위관계자는 이번 경제팀의 성격을 "금융 및 외환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소방수"로 규정하고 있다.

금융 및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김대통령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개각이 있을 때마다 장관물망에 올랐던 정해주 중소기업청장의
통상산업장관 기용은 임장관의 부총리영전에 따라 손쉽게 결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완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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