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19일 야당의 비협조적인 자세로 금융개혁법안
처리가 무산돼 국제신인도가 추락했다는 정부와 신한국당의 비판을
잠재우려는 듯 긴급기자회견 형식으로 위기극복책들을 제시, 관심을 끌었다.

김총재는 특히 회견장에 자민련 박태준 의원과 함께 나타나 DJT연대를
과시했다.

김총재가 제시한 위기극복책은 <>달러아끼기 달러모으기 범국민운동전개
<>대선후보공동 경제살리기선언 <>빅뱅대신 "미니뱅"을 통한 금융개혁 등
크게 세가지.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소액의 달러라도 매도해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를
높여주고 후보들이 경제를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 대선정국의 불안을
해소하면서 시급한 단기금융개혁 11개 법안을 휴회중인 국회를 다시 열어
처리하자는 것이다.

김총재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미화 3천달러중 1천5백달러를 박의원에게
나눠주고 당사건너편 국민은행지점에 가 함께 달러당 1천20원가량에 매도하는
"시범"도 보였다.

회견장에 배석했던 박상천 총무도 1천달러를 팔았다.

달러의 출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총재는 "여행하다보면 남는 돈도
있다"고 말했으나 매입시 환율에 대해서는 그냥 웃어넘겼다.

김총재는 외환위기 극복책으로 7대 긴급대책도 내놓았다.

김총재는 미국 일본 등과 국제협력체제를 구축, 외환방어능력을 높이고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자금요청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총재는 특히 "IMF는 경제를 지배하려 하지 않고 다만 경제의 건전운용
여부를 점검할뿐"이라며 정책간섭 가능성 등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듯 했다.

김총재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당선자자격으로 미국과 일본을 방문, 통상
외환 등 당면현안을 협의하고 취임전까지 김영삼 대통령과 매주 만나
새 정부출범전까지 정부를 공동운영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이같은 김총재의 주장에 배석한 박의원은 "김총재와 생각이 다르다면
이 자리에 앉아있겠느냐"며 공감을 표시했다.

박의원은 포철경영 경험으로도 금융문제를 다룰수 있겠느냐는 일부 시각에
대해 "공장을 짓다보면 환율 등 모든 것을 봐야 한다"며 자신의 25년에 걸친
기업경영경험을 강조했다.

김총재는 박의원을 위원장으로 국민회의와 자민련 양당의 경제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국가경제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할계획이라고 밝혔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