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당 이인제후보는 12일밤 한국신문협회와 한국방송협회가 공동주최한
TV토론회에 참석, 창당자금의혹및 청와대지원설을 비롯한 정치현안과 경제
현안 대처방안 등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이후보는 이날 창당자금문제와 "YS신당설" 등 현안에 대한 패널리스트들의
집중 추궁에 "그렇지 않습니다"를 연발하며 수세에 몰리기도 했다.

그는 창당자금 출처를 묻자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과 후원자들이 갹출했다"
며 "누가 얼마를 냈는지는 앞으로 정리해서 소정절차를 거쳐 반드시 공개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보는 창당 자금의 회계처리를 정확히 해 선관위에 제출하는 한편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투명하게 공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지원설이 신빙성있게 나돌고 있지 않느냐는 물음엔 "진실은
아무런 지원도 받지 않은 것"이라며 "몇백억원이 아니라 단 일원이라도
받았다면 저와 집사람이 교도소에 들어가겠다"고 단언했다.

신당내 김현철씨 인맥을 묻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며 과거에 어떤
일을 했는지도 모른다"며 "신당은 열린 정당인 만큼 새로운 정치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누구든 들어올수 있다"고 말했다.

패널리스트들이 "초미니 정당"이란 점을 들어 수권능력과 내각제 저지능력
에 회의를 표시하자 이후보는 "공무원 등 수많은 전문가 집단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국가경영"이라며 "다만 다른 당과 같은 가신이
없을 뿐이며 내가 당선되면 새로운 차원의 정계개편이 이뤄질것"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후보는 "이인제파일"과 관련, "온갖 유언비어들이 문서로 만들어져
나돌고 있는게 정치권의 슬픈 현실"이라며 "이런 정치권을 혁파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경선불복 "원죄"에 대해서는 "약속을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그같은 약속만을
지키고 있기기에는 더 큰 짐이 있었다"며 "국민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드려야
된다"는 말로 비켜 갔다.

이후보는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명쾌하게 답변을 전개해 나갔다.

적정환율을 어느 선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측근들은 980원, 대한상의
관계자들은 1,160원 정도로 보고 있지만 원화가 과대평가돼 있다는데는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면서 "얼마가 됐든 충격적으로 환율이 오르는 것은
위험하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환율방어정책을 펴야 한다"고 답변했다.

금리와 물가라는 두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된 요인은 금리라며 현행 여신금리 13% 수준으로는
도저히 우리기업이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따라서 금융개혁을 전략적으로 성공시켜 금리를 낮추고 그 과정에서
외국자본을 활용하는 길도 넓히면서 임기중 7%까지 금리를 낮추겠다는게
그의 답변이었다.

물가도 이대로 두면 금리가 내려가지 않는 만큼 물가를 3%선에서 안정
시키는 한편 생활물가지수를 새로 개발해 서민들이 몸으로 느끼는 물가안정
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후보는 임금문제의 경우 생산성향상 범위내에서 임금을 올리도록 할
방침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노동장관시절 "무노동 부분임금" 파동에 대해서는 "대법원의 판례해석
을 존중할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업문제와 관련, 그는 "5년이내에 1백만개 이상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
고 공약했다.

이후보는 특히 신당경제팀의 정책기조와 운영방향에 대해 "대통령을
중심으로한 몇몇이 하는게 아니며 대통령은 기업하는 환경만 만들어 주면
된다"면서 "기존 관념으로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수 없으며 규제철폐
등으로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실명제에 대해서는 대폭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실명제의 실시취지는 나쁘지 않았지만 방법과 절차상 문제가 많아서 실효를
못거두고 있는 만큼 대폭 수정 보완해야 한다는게 그의 주장이었다.

이후보는 양성화 되지않고 불건전하게 움직이고 있는 지하자금을 끌어내는
대책으로 무기명 장기채를 발행하되 과거를 묻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