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 총재는 전날 서울지역 아파트형 영세제조업체를 방문한데
이어 11일에는 제주지역 필승결의대회 참석차 제주공항에 도착, 관광분야
공약을 발표하고 "아일" 감귤선 과장을 방문하는 등 "정책대안제시"로 대선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총재의 이같은 행보는 민주당 조순 총재와의 연대를 계기로 대중적 지지도
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판단, 조총재와의 연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각종 "포지티브" 이벤트를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경제분야에 다소 취약한 이총재로서는 학자출신으로서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를 지내 이론과 실무를 겸하고 있는 조총재의 이미지를 "튼튼한 경제"로
부각시켜 유권자들에게 신뢰감과 안정감을 심어주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총재는 조만간 경부고속철도 등 대형국책사업과 "역사 바로세우기" 금융
실명제 등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을 전면 재검토한뒤 조총재와 협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종합대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이총재는 이날 제주에서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수출
산업과 동일한 차원의 금융 및 세제지원과 행정규제를 완화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총재는 제주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관광산업 육성 3대 실천공약을
제시하는 한편 "관광산업의 지원체제 강화를 위해 관광관련 제도를 재정비
하고 관광담당 행정기구를 확대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총재는 또 "관광진흥개발기금의 확충을 위한 정부출연을 재개하고 관광
호텔 신축활성화를 위한 상업차관의 허용 또는 시설자금의 이자차액보전제도
를 실시하는 한편 관광외화 획득분에 대한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도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이와함께 제주를 방문하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비자를
면제하고 제주지역을 준자유지역으로 한 대규모 쇼핑단지로 만드는 등 제주
설악 경주 백제권 부산권 수도권 등 전략적인 관광지역의 집중 개발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관광객 유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총재는 이와함께 "남북관광교류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 남북관광교류를
적극 추진하고 금강산 등 남북 경유 관광상품 공동개발로 해외관광객 유치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