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귀빈식당에서 열린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 김종필 총재 박태준
의원의 3자 회동은 소위 "DJT연대"를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앞으로 구성될
공동선거대책위 구성과 관련, 3인의 역할 분담및 긴밀한 협력체계의 구축을
위한 자리였다.

또 최근 불거지고 있는 "반DJT연합" 움직임에 대해 대응하기 위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모임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배석한 당직자들과 함께 과거 자신들과 관련된 일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으며 식사후에는 3인이 별도로 회동, 20여분간 긴밀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이들은 이날 회동에서 안보 경제 공명선거 등 국내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동질감"을 확인했다.

이들은 먼저 "선거를 앞두고 안보태세를 철저히 다지는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며 "안보문제에 관한한 여야가 따로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경제문제와 관련, "현 정부로 이 경제난국을 수습할 수는 없다"며
"3인이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이룬뒤 경제를 제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이들은 국민회의와 자민련 내부의 젊은 의원, 청년세력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각계의 젊은 인사들을 영입해 계층과 세대를 초월하는 국가안정세력
을 이뤄나가기로 합의, 자신들의 나이를 둘러싼 시비를 조기에 불식시키려는
의지를 보였다.

이들은 또 대화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성을 표시하며 우의를
다지기도 했다.

김대중 총재가 오늘부터 대구를 방문한다고 말하자 박태준 의원이 즉석에서
배석한 최재욱 전의원에게 대구 정서에 대한 브리핑을 하도록 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 김대중 총재가 경북대 김순곤 박사의 슈퍼옥수수 얘기를 하면서 "옥수수
의 병충해를 절멸시키려고 하면 병충해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더 악성 병충해
가 생긴다"며 "세상이치도 마찬가지다"고 말하자 박의원이 "금융실명제도
마찬가지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에 대해 김총재가 다시 "돈은 햇빛을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들의 이날 회동으로 3인을 축으로 하는 김대중후보선거대책위(가칭)
의 구성작업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양당은 오는 10일께 선대위를 발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데 김종필 총재가 선대위의장에, 자민련 총재를 맡기로 한 박의원이
선대위 고문에 각각 내정돼있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