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내 민주계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측의 "행동통일" 움직임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비주류측은 "이회창 필패론"이 대세로 굳어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제
어떻게 갈라서느냐는 방법의 선택만 남았다는 분위기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반이 대응방식과 관련, 후보교체파와 탈당파로 양분돼 있던 비주류측의
입장도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

이총재가 이날 김영삼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을 거부하면서 비주류 제거
입장을 천명한 이상 타협여지가 사실상 없어졌다고 보고 조기에 이총재 고사
카드를 내밀수밖에 없게됐다는 판단에서다.

비주류측은 이총재와 그 측근들이 보여준 최근의 행태가 정치도의는 물론
민심과도 거리가 먼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는데 격앙돼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이총재를 후보와 총재직에서 끌어내리는데 주력하되
이총재의 "고집"이 지속될 경우 "굴러온 돌에 박힌 돌이 뽑히는 상황"이라도
감수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비주류측은 결별 수순의 일환으로 의원총회나 원내외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
소집을 요구, 후보교체론을 밀어부친다는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이총재 "대안"으로는 이한동 대표나 박찬종 고문을 옹립한뒤 이전지사와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여권후보 단일화를 꾀한다는 내부전략을 수립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비주류측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반이 세력규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일부가 먼저 탈당해 이인제 전경기지사의 국민신당및 민주당 등과 연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경우 이총재와 "신 민정당"격인 "반쪽 신한국당"에 대한
여론지지도가 급락하면서 좌고우면하고 있는 관망파들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자가 속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덕룡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서석재 의원이 이날 차례로 조순 민주당총재를
만난 것도 이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민주계 수장격인 최형우고문이 오는 11월4일께 귀국할 것으로 예정돼
있어 최고문 귀국직후 "행동지침"에 따라 비주류의 "연쇄폭발"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와함께 비주류측은 이총재와 결별하면서 도덕성문제를 집중 공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총재 아들의 병역문제 불씨를 다시 지피려 하고 있는 것과 후보경선 당시
이총재측이 일부 지구당위원장들을 돈으로 매수한 사례를 구체적 증거자료와
함께 폭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또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비자금 폭로를 이총재가 직접 지시한 것이며
비자금을 건네준 기업 명단도 이총재의 채근에 따라 공개하게 된 것이라고
흘리고 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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