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의 갈등으로 당이 극심한 "내전"상태에 빠져
들면서 신한국당내 주류와 비주류가 운명을 건 "한판승부"에 돌입했다.

주류측은 24일 대규모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 모임을 갖고 "대안부재론"을
통해 이총재에 힘을 실어줄 계획인 반면 비주류측은 이번 기회야말로 이총재
를 "낙마"시킬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물밑 세불리기 작업을 대폭 강화
하고 있다.

주류측은 김대통령과 "결별"을 선언하는 등 최후의 승부수를 던진 이상
비주류측에 밀릴 경우 공멸한다는 위기감에 팽배해 있다.

따라서 김대통령과의 "결별"을 "3김정치 부패구조를 깨트리기 위한 성전"
이라고 표현했듯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김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주력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또 비주류가 당내 잔류해 지금처럼 "이회창 흔들기"를 계속해 당이 분열되는
것보다는 차리리 당을 떠나는 것이 득표전략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정리
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물과 기름과 같은 주류와 비주류측가 공존할수 없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 아니냐"며 "오히려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다"고 말해
이같은 주류측의 기류를 대변했다.

그러나 이총재측의 "차별화"는 단호하게 진행되겠지만 김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공격은 당분간 자제할 방침이다.

당내 김대통령 직계 인사들과 민주계를 감안, 김대통령과의 "전선"을
감정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류측은 이와는 별도로 "여당의 프리미엄을 모두 포기하고 관권선거와
금권선거로부터 대선을 해방시키겠다"는 이총재의 선언이 명분상 여론의
우위를 점한다는 판단에 따라 국민의 지지를 얻기위한 후속 대책을 강구중
이다.

이총재는 정책적 차별화의 일환으로 금융실명제 등 현 정부가 추진한 주요
정책들을 전면적으로 재검토, 대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총재측은 차별화를 바탕으로 <>핵심 지지층을 확고하게 구축하고
<>범주류를 형성한뒤 <>관망파와 비주류측을 각개 격파한다는 3단계 전략을
세워 비주류측을 압박할 계획이다.

이총재는 이에 따라 이날 63빌딩에서 초선의원 26명과 오찬을 함께 하며
차별화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했으며 주류측의 백남치 의원과
김기배 정태윤 위원장 등 10여명과 이국헌 홍문종 의원 등 초선의원 15명도
이날 오전 각각 모임을 갖고 이총재를 중심으로 정권재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김윤환 고문의 계보 소속 인사 등 이총재의 최대 지원세력인 민정계출신
원내외위원장 50여명은 이날 저녁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함종한 의원 출판
기념회에 참석한뒤 이총재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결전을 앞두고 전의를 다졌다.

<김태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