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 총재 등 주류측이 이총재를 중심으로 한 "반DJP연합"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비주류 및 관망파 인사들이 이총재의
사퇴를 전제로 한 반DJP 연합론을 본격적으로 확산시키고 있어 주류와
비주류간 물밑 세대결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총재측은 특히 <>27일 서울 <>28일 경기 <>29일 인천 등 시.도별 필승결의
대회를 당초 예정대로 개최할 방침인 반면, 일부 비주류측 인사들은 대회
연기를 요구하며 이총재의 용퇴를 공식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내
갈등 국면이 중요한 기로에 접어들고 있다.

이한동 대표와 김윤환 박찬종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 등 당지도부도 21일
대선승리가 불투명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총재를 중심으로 당의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이들 지도부의 언급은 이총재 스스로가 후보를 사퇴하지 않는한 후보
교체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아직은 당인으로서 이총재의 지지율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봐야 한다는 입장을 원론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대표는 이날 오전 당직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후보사퇴론에 대해
"최선을 다해 보지도 않고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
했다.

또 "선거대책위원회가 22일 발족하는 만큼 전 당원이 최선을 다해 뛰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표는 이어 저녁에는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고 일단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곧 서울, 인천.경기 등 권역별
의원과도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당의 단합과 결속을 강부할 예정이다.

김덕룡 위원장도 이날 "반DJP연대를 위해서는 소리를 넘어서 대의라는
대승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를 일각에서 제기하는 후보교체론
과 혼돈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 등 일부 비주류측 인사들은 그러나 "시월회" 등 초선의원모임을
통해 이총재로는 정권창출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하면서 22일이나 23일께 초선
의원 전체모임을 소집, 사실상 이총재의 사퇴를 전제로한 반DJP연합의 추진을
당지도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계 좌장인 서석재 의원과 김운환 의원 등도 이달말께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이총재가 사퇴하고 대안을 내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 표명키로
하고 지지자 규합을 위한 물밑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역 출신 일부의원을 포함한 당내 중진 및 관망파 의원들도 비주류측의
이같은 입장에 동조, 자체 모임을 주선하며 후보교체론 확산작업에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지도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회창 총재의 후보사퇴문제를 둘러싸고 양측은 지난번
후보경선을 전후해 벌어졌던 첨예한 세대결 양상을 재현, 당이 분당사태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내홍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