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이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를 검찰에 고발함으로써 비자금 정국이
중대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국정감사의 사실상 마지막날인 17일
김총재의 비자금 의혹을 둘러싸고 막판 대격돌을 벌였다.

법사위 법무부 감사에서 신한국당은 김총재의 "중평 유보 대가 2백억원
수수설"과 오익제 전 천도교교령의 친북활동을 또 다시 제기하며 즉각적인
검찰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맞서 국민회의는 폭로 내용의 신빙성에 의문을 지적하고 신한국당의
공세가 "정치공작"을 넘어선 "용공음해"라며 반발, 수차례 정회되는 소동을
빚었다.

신한국당 정형근 의원은 "김총재는 지난 89년 1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의원으로 재정을 총괄했던 최측근 의원을 배석시키고 박철언 의원을 만나
2백억원을 수수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중평유보대가로 김총재가 금품을
수수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정의원은 또 "오익제씨와 전화 통화한 일도 없으며 개인적으로 단둘이
만나 식사한 일도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오씨의 국민회의
활동 및 금전수수 내역을 폭로하며 검찰이 직접 나서 오씨의 간첩활동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상수 의원은 "구시대 정치청산을 위해 정치를 통해 축재하는 사람은
가차없이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불법과 적법이라는 잣대로만 사건을
처리해야 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지 않는 이유는 야당총재의 눈치보기가
아니냐"며 강도높게 검찰의 수사착수를 유도했다.

국민회의 박상천 의원은 신한국당의 폭로가 전적으로 허위임을 주장하고
김총재에 대해 제기된 혐의 부분을 조목조목 반박, <>허위 사실에 입각한
고발이며 <>법률상 소추대상으로 성립되지 않고 <>정치 경제적 후유증 등을
들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찬형 의원은 "김총재 처남 이상호씨가 11개 계좌에 35억6천만원을 관리
했다고 신한국당이 주장했는데 이씨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 91년부터
97년까지 거래통장 10개중 8개는 현재 휴면계좌로, 2개 게좌만 사용중이며
총잔액도 4백60만원에 불과하다"면서 "입금액 기준으로 전체 합산을 해도
10억 미만으로 신한국당의 주장은 완전한 날조"라고 반박했다.

재경위의 재경원에 대한 감사에서 국민회의 김상현 정세균 정한용 의원은
"신한국당의 무모한 비자금 정치공세가 주가폭락과 같은 경제붕괴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신한국당의 폭로극은 금융정보 유출 등 금융실명제를
위반한 만큼 증권감독원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자료유출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회의측은 검찰 안기부 청와대 등 정보기관에 대한 은감원검사6국
직원들의 파견실태 관련 자료제출을 거부한 은행감독원장의 고발문제를
제기해 논란을 벌였다.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운영위의 감사에서 신한국당 이상현 의원은 "김총재의
불법 비자금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중 54.4%가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만큼
검찰의 즉각적인 수사착수를 대통령에게 건의할 용의는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맞서 국민회의 남궁진 의원은 "김총재 비자금의혹 파문이 국가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대통령이 적극 나서서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선호 의원은 "비자금 관련 자료가 청와대로부터 나왔다는 의혹이 있다"며
사실여부를 따졌다.

<박정호.김태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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