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은 30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이회창 대표를
총재로 선출한뒤 저녁에는 동대구호텔에서 총재취임 축하연을 열어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전당대회는 박수와 연호가 어우러진 가운데
"이회창" 물결을 이뤘다.

김영삼 대통령은 전당대회에서 격려사를 통해 신임 이총재를 중심으로
정권재창출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전당대회 하이라이트는 이총재를 선출하는 순간.

당내 화합차원에서 민주계의 김명윤 고문이 제안 설명을 하고 서정화
전당대회 의장이 이의여부를 묻자 참석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일제히 호응.

북과 꽹과리가 울리고 오색종이가 날리는 가운데 참석자들은 이총재의
커리커처가 그려진 수기와 사진을 흔들며 "이회창"을 연호.

이어 이총재는 대선 승부처라 할수 있는 대구.경북지역 민심잡기와 당내
비주류인 민주계를 의식한 김대통령에 대한 경의표시로 수락 연설을 시작.

이총재는 "6.25때는 공산군의 남침을 저지해 우리의 국가와 체제를 보전
하는데 크게 기여했고 산업화시대에는 경제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해 경제
기적을 가능케 한 거점이었다"며 대구.경북지역을 치켜 세우면서 대구
전당대회 효과의 극대화를 도모.

이총재는 이어 "지난 70년 당시 야당의 경선에 도전, 패배하는 쓰라림을
겪었으나 깨끗이 승복하고 김대중 후보의 당선을 위해 열심이 선거운동을
한 김대통령의 고귀한 정신이 그로부터 23년후 그를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한 중요 요인이 됐다"며 박수를 유도하는 한편 당내 비주류를 우회적으로
겨냥.

<>.대표최고위원에 지명된 이한동 신임대표는 "우리당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안으로 당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내고 밖으로는 안보의
토대위에 민생안정과 경제살리기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 뿐"이라며
이총재 중심으로 당이 단합할 것을 호소.

이대표는 "당을 새로 만들다는 비장한 각오와 자세로 모든 현안에 과감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피력.

한편 대표인선문제로 이총재와 갈등을 빚었던 김윤환 고문, 경선에서
반이쪽에 섰던 박찬종 이수성 고문, 서석재 서청원 의원 등 비주류 인사들
모두 대회에 참석.

이들은 귀빈대기실에서 10분간 돌아가며 악수를 청하는 등 인사말을
나눴으나 그 이후론 대회장에 입장하기까지 다소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

<>.이총재는 취임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신임 총재로서 국정전반에
대해 강한 소신을 피력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김대통령과의
차별화, 두 전직 대통령 사면문제 등에 대해 원칙만을 나열하는 등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

이총재는 두 전직 대통령 사면문제에 대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어서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만 언급.

< 대구=박정호.김태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