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통령후보들이 이번주말부터 지역출신 후보가 나오지 않아 "무주공산"
으로 불리는 영남표밭을 선점하기 위한 대회전에 돌입한다.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는 오는 30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전당대회를
계기로 영남권의 지지분위기를 확산시켜 당내 분란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대표는 전당대회 직전일인 29일 대구로 내려가 대구.경북지역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전국적인 침체속에서도 지지도 1~2위를 보이고 있는
이 지역에서의 우위를 고수하는데 행보를 집중시킬 계획이다.

이대표측은 지역정서에 맞는 구체적인 공약도 마련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이대표에 앞서 오는 27일 대구로 내려가 정책발표회
를 갖고 대구상공회의소 교동시장 칠곡소재 옥수수농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총재는 이어 28일 노총 대구시지부 간부들과 간담회를 가진뒤 계산성당
동화사 등을 예방한다.

대구.경북지역 언론인과의 간담회와 대구시.경북도지부 현판식도 준비돼
있다.

김총재는 29일 경남 창원으로 자리를 옮겨 현지언론인들과 조찬모임을
가진뒤 경남도청을 방문할 예정이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29일부터 3박4일간의 일정으로 부산.경남지역을
순회한다.

김총재는 29일 창원KBS 토론회에 참가한뒤 마산과 부산에서 각각 대선정책
공약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총재는 특히 부산에서 직능단체대표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삼광사 대법회
에도 참석, 지지기반 확산을 꾀한다.

민주당 조순 총재도 오는 28일 부산을 방문, 한마음선원 불교행사에 참여
한뒤 덕산정수장 자갈치시장 컨테이너부두 등 지역경제및 시민생활과 직결된
장소들을 방문해 "경제대통령" 이미지 심기에 주력한다.

이인제 전 경기지사 역시 30일 TV토론을 위해 2박3일간 부산을 방문한뒤
다음달 6일 창원KBS 토론회 참석을 계기로 다양한 현지인사와의 접촉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후보들의 이같은 영남표밭경쟁은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한층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