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은 23일 당내 5선이상의 중진의원들과 지난번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주자들및 총재 상임고문들로 구성된 중진협의회 첫 회의를 개최,
정강정책의 개정문제와 당내외 현안을 폭넓게 협의했다.

하지만 당내 중진들은 이날 정권재창출 가능성 여부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는가 하면 이회창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비판하는 등
오히려 당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자리가 됐다는 지적이다.

후임 대표직에서 탈락할 경우 행보가 관심이 되고 있는 김윤환 고문과
독자 행보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박찬종 고문, 경선과정에서 반 이대표
진영에 섰던 이수성 고문과 서석재 의원 등은 불참했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발언요지.

<> 신상우 의원 =우리당 의원이나 위원장들은 자기 지역구에 갈수 없는
형편이다.

중앙당이 이렇게 분열되고 안정이 안돼 있기 때문이다.

당의 단결이 안되고 있는 요인이나 위기의 본질을 밝혀야 한다.

이회창 후보의 색깔이 분명치 않다는 말도 있다.

신한국당 정책의 기본방향이 훼손되지 않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대중씨와의 차별성을 다져놓아야 한다.

대표 주변인사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 김종호 의원 =문민정부의 개혁의지 승계는 당연하다.

현단계에서는 변화와 개혁쪽보다는 안정에 바탕을 둔 개혁이 필요하다.

국민회의의 지상목표는 김종필씨가 여당과 연합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방치해도 될 것인가를 심각히 생각해 봐야한다.

보수대연합은 이인제 조순씨도 포함, DJ를 제외한 모든 인사들과의 연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 김덕룡 의원 =7월 21일 경선 이후 64일간을 허송 세월했다.

위기의 본질이 어디있는지 냉철히 따져봐야 한다.

경선주자의 비협조가 본질은 아니다.

당의 정체성이 변질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통합은 과거로 돌아가는 통합이 돼서는 안된다.

김종필씨는 실질적 캐스팅보트가 아니라 심리적 케스팅보트에 불과하다.

<> 오세응 의원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김대중 총재가 되는 것이 확실시
된다.

그렇게 되는 주 원인은 우리당이다.

새 대표에 김윤환 고문이 되느니 이한동 고문이 되느니 하는 잡음이 없도록
해야 한다.

<> 이만섭 의원 =당의 진로 등 주요문제에 대해 당의 공식 기구를 통해
결정해야지 측근 몇 사람이 결정해서는 안된다.

당론이 결정되지 않으면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하라.

<> 최병렬 의원 =이제 김대중 총재에게 정권을 주고 야당 할 각오까지
해야 한다.

대표는 당내 문제로부터 자유로워 지고 TV토론 등에 전념해야 한다.

선거대책기구만 갖추면 되고 지도체제 정비는 선거 후에 하면 된다.

전당대회를 잘 치르자.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