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전경기지사가 22일 첫 TV토론에 나섰다.

이 전지사는 신한국당 탈당이후 지지율이 다소 정체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TV토론이 시작되면 다시 대세상승 곡선을 긋게될 것이라고 장담해온터라
이날 MBC TV토론에서의 "선방"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 전지사는 토론 시작직후부터 "경선불복은 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린 행위"
"3김청산을 외치고 있으나 실은 그들과 똑같은게 아니냐"라는 류의 비판적
질문이 쏟아지자 이를 해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21세기를 앞둔 이번 대선에서 낡은 3김정치를 청산하고 국민정당정치
를 반드시 이뤄야 하나 이회창후보의 개인문제로 당선이 무망해지면서 3김
정치의 연장이 분명해져 변화를 원하는 국민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 전지사는 특히 "선택의 정당성여부에 대해선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나를 선택한다면 그것은 기존의 인물과 권력정당 시대를 마감하고
국민정당시대에 대한 염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단독출마의 당위성을
내세웠다.

그는 여권일각에서 거론하고 있는 권력구조개편논의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 한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돼 여러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는데는 동감
하지만 현 시점에서의 개헌논의나 합종연횡 추진은 온당치 않으며 현행
헌법하에서도 내각제 요소를 활용해 국정을 원만히 수행할수 있다는게 그의
지적이었다.

이 전지사는 자신의 "대권.당권분리" 방침도 바로 내각제 요소를
살리자는데서 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당의 성격에 대해 "한사람의 지도자에 의존하거나 권력중심의
정당이 아니라 산업사회의 다원화된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반영하는
국민정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에 대한 감사원감사와 관련해서는 "감사받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하필이면 이 시점에서 감사하는데 대해 국민의 오해를 받게 되고 감사원의
위상이 손상될까 우려된다"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정치와 통일외교안보로 주제가 국한된 이날 토론회는 패널리스트들의 다소
교조적인 질문으로 "정치학회 세미나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였다는 평을
들었다.

<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