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 총재가 19일 단행한 주요 당직 개편은 당내 인사를 대폭 기용,
당을 안정지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조총재의 의지가 강하게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사무총장과 원내총무에 이규정 권기술 의원 등 이기택 전총재의 핵심측근들
을 기용하고 하위당직은 현체제를 고수함으로써 기존 당료파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조총재가 당직개편 방향을 놓고 강창성 총재권한 대행 등 당내 인사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차제에 당내 갈등요인을 차단하고 본격적으로 대선행보를 내딛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게 조총재 측근들의 설명이다.

조총재는 그러나 이번 당직 개편을 통해 의도했던 "조순당 만들기"와
"경제대통령"이미지 부각에도 상당한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제자이자 경제학 교수인 김승진 외대교수를 정책위의장에 기용하는
등 자신의 제자그룹을 요소에 배치함으로써 민주당의 "변신"을 위한 1차적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당내외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참모그룹들을 대거 당무위원에 임명함으로써 당내 역학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조총재의 참모그룹들은 당직을 맡지 않은 대신 다음주중 단행될 대선기획단
에 대거 발탁돼 대선전략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당무와 선거기획을 분리하겠다는 조총재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측근들은 말했다.

조총재는 그러나 이번 당직개편을 통해 이루려했던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인사들과의 합류는 끝내 성사시키지 못했다.

특히 사무총장이나 대선기획단장으로 중용하려던 노무현 전의원의 경우
"통추인사들과 함께 행동하겠다"며 조총재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보위원장에 임명된 김홍신 의원도 "당직을 수행할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조총재를 곤혹스럽게 했다.

또 외부 명망가 영입도 기대에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교통장관을 지낸 이범준씨가 부총재로 임명되긴 했지만 정치권의 이목을
끌만한 "거물인사"는 끝내 끌어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 손상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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