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정책대결로 승부를 내자"

병역문제와 색깔논쟁으로 한바탕 "난타전"을 벌인 정치권이 민생및 경제
현안에 대한 해법제시라는 또다른 공방전을 준비하고 있다.

"정책대결"을 먼저 들고 나온 쪽은 "준비된 후보"임을 부각시키고 있는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경제대통령"을 표방하고 있는 민주당 조순 후보.

김총재와 조총재는 앞으로 매주 또는 주 2회정도 정기적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생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조총재는 18일 수도권 교통난및 경부고속철도에 대한 정책브리핑
을 갖고 "수도권의 구조적인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리 직속으로
"수도권 교통기획단"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조총재는 또 고속철도와 관련, "17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로도 안전한
고속철도가 건설될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국내외 관계전문가를 총동원해
설계와 시공, 안전문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총재는 앞으로도 매주 목요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경제현안에 대한 진단과
처방책을 밝힐 예정인데 이를 위해 다음주중 중소기업인들및 경제5단체와
연쇄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국민회의 김총재 역시 19일 첫 정책발표회를 갖고 "준비된 대통령후보"
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김총재는 이날 정보화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위한 방안을 제시
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주 2~3차례씩 테마별 정책발표를 계속한다.

국민회의는 특히 다음주에 있을 김총재의 지방순방에 맞춰 지방정책공약
발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당정책위와 지방자치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의 단체장들과 간담회
를 갖고 현안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도 비록 정례화는 아니지만 현안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정책간담회를 갖고 "경륜있는 후보"의 모습을 과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김총재는 다음주초 기자간담회에서 기아사태 외환위기 금리인하
긴축예산 중소기업 부도대책 등 경제현안에 대한 총괄적인 입장을 밝히고
"리더십의 부재가 현 경제위기의 근원"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책위도 이달말에 1차적으로 마무리되는 대선공약을 김총재가 적극
활용할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한국당은 집권당의 프리미엄을 최대한 이용, 현실성있는
정책공약으로 야당의 공세에 맞서기로 했다.

신한국당은 우선 김대중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예정된 19일 이회창 대표가
교육공약 간담회에 참석, 대학입시 전면 자율화를 내용으로 한 교육부문
공약을 발표했다.

신한국당은 특히 조만간 경제회생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획기적인 규제개혁
방안을 발표하는 등 과감한 공약 제시로 정책대결에서 기선을 제압해 나갈
방침이다.

<허귀식.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