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과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독자출마 선언으로 정권재창출에
적신호가 켜진 신한국당이 전당대회를 전후해 막판 역전을 위한 대반전을
꾀하고 있다.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측은 추석연휴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이전지사에 이어 3위에 머무르는 등 좀처럼 지지도를 만회하지
못하자 전당대회를 마지막 "승부처"로 삼을 방침인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이대표측은 이에 따라 전당대회를 전후해 <>당헌.당규및 정강정책 개정을
통한 개혁이미지 구축 <>당외 정치세력과의 연대를 통한 세불리기 <>경부
고속철도와 금융실명제 등 국정현안 해결 등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또 대선구도가 다자구도로 짜여져 일대 격전이 불가피한 만큼 선거전략을
이대표와 국민회의 김총재의 양자대결로 압축하는 공세적인 방향으로
전환키로 했다.

강재섭 정치특보와 윤원중 비서실장이 18일 "전당대회에서는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한 사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
되고 있다.

이대표도 이날 오전 이상득 유흥수 신경식 박희태 김동욱 의원 등 3선의원
5명과 조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30일 전당대회가 중요한 계기가 될 것"
이라면서 "전당대회에서 담아야 할 내용에 대해 건의해 달라"고 당부하는
등 지지도 반등을 위한 획기적인 "승부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대표측은 우선 전당대회에서 평소 지론인 "대통합의 정치"와 "권력분담의
정신"을 명시해 당헌.당규및 정강정책을 개정,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하고
당외 개혁세력을 수혈해 세불리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신한국당이 권력구조를 대통령중심제로 못박은 현행 정강정책을 개정,
특정 권력구조를 명시하지 않음으로써 대선후 권력구조를 개편할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아 자민련 민주당과의 연대를 가시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대표측은 내부동요를 막기 위해 이전지사에 대해 경선불복, 민주주의
근본원리 파괴라는 차원에서 비판을 가하는 한편 경선탈락자 등 비주류측을
총리 국회의장 선대위본부장 등 요직에 등용해 당내 이탈을 봉쇄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측근들을 동원, 박찬종 이한동 이수성 고문 등 경선낙선자와
서청원 서석재 의원 등 민주계 중진들에게 협력을 요청하는 등 비주류
달래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대표는 이밖에 국정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경부고속철도와 금융실명제에
대해 새로운 입장을 표명하는 것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차기정권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경부고속철도의 사업주체를 격상, 달라지는
여권의 모습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도록 해주거나 금융실명제를 대폭 보완
하는 쪽으로 당론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표 주변에서는 또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 사면문제를 다시 거론
하는 문제도 신중히 검토되고 있다.

총재직을 이양받은 뒤 전.노 조기사면을 다시 추진, 대통합의 정치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분명히 인식시켜 준다는 전략이다.

<김태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