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호는 순항할수 있을까"

11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통령후보로 추대된 조순 총재는 우선
당 체제정비와 외부인사 영입작업을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대선출마 선언 당시 20%안팎의 지지율을 보였던 조총재는 서울 시장직
수행 등으로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를 소홀히 한 결과 최근에는 10%안팎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조총재가 "군소후보"로 전략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더구나 조총재의 당 운영방식을 둘러싸고 조총재측 인사들과 이기택
전총재측 인사들간의 불협화음도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조총재는 우선 당 체제정비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대선기획단에 인선을 마무리짓고 추석연휴 직후에는 사무총장과 당무위원
등 주요 당직을 개편할 예정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른바 "제자그룹"으로 불리는 참모인사들을 대거 발탁,
당의 운영권을 장악할 계획이다.

또 그동안 뚜렷한 성과가 없었던 외부인사 영입에도 박차를 가해 사회지도급
인사들을 대폭 충원할 방침이다.

영입대상인사들은 정치권의 거물급 인사들은 없지만 군 학계 경제계의 중진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되었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민주당과 거리를 두고있는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인사들을 끌어들이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조총재는 이들에게 주요 당직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총재 주변에서는 신한국당 민주계및 이인제 경기지사와의 연대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은 아직 구체적인 협상내용을 주고받은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조총재가 이날 후보수락연설에서 "총리와 내각의 위상을 대폭 강화
하겠다"고 한 것은 이들 세력에 대한 연대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이들의 연대가 성사될 경우 "DJP" 연대에 필적하는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당 추스리기"와는 별도로 조총재는 경제학교수 출신이라는 자신의
경력을 활용한 "경제대통령론"을 내걸고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시작할 계획
이다.

우선 추석 직후에는 강원 대구 경북 부산 경남 경기지역을 잇는 장기간의
"경제투어"를 계획해 놓고 있다.

시장과 상가 등을 돌며 유권자와의 1대 1 접촉기회를 늘리면서 "경제전문가"
로서의 이미지 부각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또 TV를 통한 얼굴알리기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11일 밤 SBS의 "한밤의 TV연예"에 출연한데 이어 13일에는 KBS "아침마당"에
출연한다.

또 27일에는 MBC가 주최하는 대선후보초청 토론회에 참석, 신한국당 이회창,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 김종필 후보와 동등한 자격으로 첫 대결을 벌인다.

민주당은 조총재의 출발이 늦은 만큼 9월 한달간은 되도록 빡빡한 외부일정
으로 조총재의 대선주자로서의 위상강화에 중점을 줄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조총재의 지지도 고양은 물론
외부인사 영입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조총재가 처한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대선구도가 갈수록 신한국당 이대표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구도로
압축돼 가는데다 지지계층이 겹치는 이인제 전경기지사가 출마할 경우
지지율의 급속한 하락도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당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에 찬성
한다는 발언을 해 당내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조총재의 노선과 지도력에
회의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당직인선과정에서 기존의 당료들과 자신의 참모진과의 "불안한
동거"를 말끔히 해소하지 못할 경우에는 싸워보지도 못하고 주저앉게 되는
상황이 될 가능성도 있다.

조총재가 지지율 반등에 성공해 3당의 대선주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을지 아니면 "군소후보"로 전락돼 다른 정파의 연대대상으로 전락할지는
이번 달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