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대표는 9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이인제 경기지사와 오찬
회동을 갖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협조방안을 협의했으나 당내에서 일고 있는
후보교체론 등과 관련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따라 이지사를 포함한 신한국당 일부 원내외 위원장들의 여권이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지사의 출마입장 고수로 1백일 앞둔 연말의 대선구도는 신한국당의
이대표,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 김종필 민주당 조순총재와 이지사의 5강
대결로 윤곽이 잡히게 됐다.

자민련 김총재는 당내에서 김대중 총재로의 단일화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독자출마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영남후보가 전무한 여건을 업고 독자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신한국당 박찬종
고문은 이지사와 공조하는 문제도 함께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양자간의 후보단일화 성사여부도 대선구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관련, 박고문과 이지사는 9일 오후 시내 한 음식점에서 극비회동을
갖고 추석 연휴가 끝난뒤의 여론 흐름을 면밀히 분석한 뒤 후보단일화
여부에 대해 결단을 내리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지사는 출마선언뒤에도 지지도가 이회창 대표를 앞서갈 것이 확실
하다며 그럴 경우 지난번 서울시장선거에서 조직과 자금력에도 불구하고
집권당후보가 3위로 추락하는 것과 같은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며 박고문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사는 당선 가능성과 관련, 반 김대중 성향의 유권자들이 "여권후보"중
지지도에서 앞서는 자신에게 표를 모아줄 것이라며 확실한 승리를 위해
박고문이 선대본부장을 맡아 줄 것을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