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내각제를
추진할 경우 적극 협조하겠다"며 "이 경우 대통령 선거는 연기되는 것이
아니라 치르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총재와의 일문일답.

-여당이 내각제 개헌을 한다면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주장할 것이다.

내각제 개헌은 내년 2월25일 새정부가 출범하는 날로부터 40일 전까지
가능하다.

그래야 나라를 구할수 있다.

어제는 잊고 참여와 협력의 새장을 열어야 한다"

- 여권과 사전교감이 있었나.

"없다.

이런 저런 기회로 (이같은 의사를) 여러번 전달했다.

몇번에 걸쳐 얘기했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알고 싶겠지만 여기서 말할수 없다.

내각제가 바람직하고 합리적이기 때문에 같이 하자는 것이다.

정권재창출을 위한 터무니 없는 과욕을 버려야한다.

정권재창출이 되더라도 나라가 결딴난다.

지난 5년간의 복제판이 될 뿐이다"

-청와대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그쪽이 생각을 다듬어서 얘기하자고 해야 한다.

그것을 할수 있는 건 대통령 밖에 없다.

내가 권력의 주변에서 20년간 있어봐서 그 속성을 안다.

거기 있으면 쓸데없이 고집부리고 요행을 바라고...

불행하게 된다.

한계를 알아야 한다.

새장을 여는 극적인 전환을 대통령이 할수 있으니 하자는 것이다"


-오늘 국민회의 창당기념식장에서는 다른 말씀을 하셨던데.

"거기서는 공조하자고 강조했다.

이 문제를 국민회의와 연결시키지 마라.

그건 그거다.

김대중 총재와 거기서 얘기한게 있다.

쓸데없는 억측하지마라"

-후보단일화와 내각제 주장을 병행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나.

"대통령이 선두에서서 국민통합을 추진하면 상황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

우리 목표는 대통령이 아니라 내각제다"

-내각제 개헌을 위해 대선을 연기하고 국민투표를 하자는 것인가.

"새정권 출범 전까지는 시간이 있다.

대선을 치르기보다는 내각제에 대한 국민승인을 얻기 위한 투표를 실시하고
그 이후 정치권에서 수순을 밟아 내각제 개헌을 하면 된다.

그리고 개정헌법에 대한 찬반투표를 하면 대통령선거는 하지 않는 것이다"

-내각제를 하게 되면 신한국당이 다수이니 정권교체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내각제가 되면 큰 정계 개편이 일어날 것이다"

<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