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총재는 28일 "노동자들이 회사와 협의해서 노조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자세를 취한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이날 저녁 KBS와 동일일보가 공동주최한 3당 대통령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에서도 노조없는 기업이
있는 기업보다 더 많은 나라가 있다"면서 이처럼 노사합의에 의한 무노조
정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총재는 또 정리해고제에 대해 "2년동안 유예토록 한 것을 다시 바꾸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 "정리해고특별법은 졸속으로 처리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이어 "노조가 인사문제까지 개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다만 경영투명성문제와 관련, 노동자가 개입해 정당한 몫을 받고 있음을
알게 된다면 신명나게 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총재는 신한국당 이회창대표의 두 아들 병역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
"대통령은 3군 총사령관으로서 60만군인을 사지로 가라고 명령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서 "그러한 직위에 오르려는 사람의 두 아들이
군대를 안갔다는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또 자신에 대한 여권의 "용공음해"와 관련해 "아무 근거도 없이
정치에 악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한뒤 오익제씨의 월북사건과 이석현
의원의 해외용 명함파문이 물의를 빚은데 대해 거듭 사과했다.

야권후보단일화문제에 대해 김총재는 "양당이 공식적으로 합의한 시한
(9월말)을 믿는다"면서도 "자민련 김종필총재의 입장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해 협상시한과 관련해서는 신축성있게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허귀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