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총재인 김영삼 대통령과 이회창 대표가 "다른 대안은 있을수
없다"며 당의 결속과 단합을 강조하고 나선데 이어 여권핵심부의 이대표
지원작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김대통령은 21일 이대표로부터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의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자신부터 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은 그 후속조치로 심상찮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박찬종 이한동
고문을 곧 청와대로 불러 대선승리를 위한 단합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과 이대표가 경선낙선자들과 잇달아 회동, 당 추스르기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데 때맞춰 이대표측 인사들을 중심으로 분위기 반전을 겨냥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런 기류의 한가운데엔 영남지역 의원들이 서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대구.경북과 경남지역 의원들은 22일 대구와 서울에서 각각 모임을 갖고
어수선한 당분위기를 쇄신하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의 모임은 표면적으로는 자발적 형태를 취하고는 있으나 이대표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매진하자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이대표측 계산이 깔려 있다.

이날 모임이 대구.경북은 강재섭 총무, 경남은 황낙주 전 국회의장 주도로
열렸다는 점은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

두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연말 대선구도가 다자구도로 바뀌면서 영남권 표의
향방이 승부의 최대관건이 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대표를 전폭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당일각에서 후보교체설까지 거론되는 상황은 여권의 결속과 정권재창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며 이대표에게 힘을 몰아주어야만 한다는게
중론이었다.

이에 앞서 20일 한이헌 김무성 의원 주선으로 열렸던 부산지역 의원모임에서
박관용 전 사무총장은 "이제 우리에게는 정권재창출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는
만큼 합심단결해 좋은 결과를 낳도록 하자"며 이대표 중심으로 뭉칠 것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영남지역의 결속모임에 이어 홍준표 김문수 맹형규 의원 등 초선의원들은
25일 국회에서 전체모임을 갖고 당화합과 결속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홍의원 등은 경선후유증이 조기에 치유되지 않고 당이 구심점없이 겉돌고
있는 현 상황을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 모임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모임에서는 이대표의 지지도 하락과 일부 경선낙선자들의 독자
출마움직임 등 당내 여러 이상기류와 대처방안에 대한 의견을 취합, 지도부에
건의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당지도부도 이같은 일련의 모임이 이대표의 지지도 급락과 조순 서울시장의
출마선언, 여권 일각의 독자출마 움직임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대표도 반이진영에서 제기해온 지도체제 개편과 권력분점론을
일부 수용, 당화합및 개혁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표는 <>국무총리에 부분 조각권 부여 <>국회의장후보및 원내총무 직선
<>당대표에 당운영 자율권 보장 <>경선낙선자 배려를 위한 공동 선거대책
위원장제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