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0일 오익제씨 월북사건을 계기로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사상전력
을 둘러싼 "색깔논쟁"을 계속하는등 여야간 대결이 "흠집내기식 소모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신한국당은 이날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사상 재검증을 거듭 요구한데 이어
김총재의 측근인 이석현의원이 국호를 "남조선"이라고 지칭한 명함을
돌렸다고 주장하며 "색깔공세"를 강화했다.

신한국당 이사철대변인과 구범회부대변인은 잇따라 논평을 내고 "거의
평생을 종교지도자로 살아온 오고문이 어떻게 80개나 되는 은행통장을
갖고 있는지,
또 그 돈의 상당부분이 북한의 공작금은 아닌지 밝혀야 한다"며 "이 돈의
일부가 정치헌금 명목으로 김대중총재나 국민회의측에 유입됐는지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이석현의원의 돌린 문제의 명함을 공개하고 그 경위를 해명할
것"을 요구하는 등 "병역수렁"에서 탈출하기 위한 대야공세를 계속했다.

이에대해 국민회의는 오씨 월북사건이 김총재를 음해하기 위한 "용공조작"
이라고 반박하면서 김총재의 사상의혹을 제기한 신한국당 정형근의원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이석현의원은 문제의 명함에 대해 "7개 국어로 국제명함을 만들어 외국
나갈때 사용한 것일 뿐"이라며 "참으로 유치하고 우스꽝스런 억지주장"
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홍사덕 정무제1장관은 "15대 대통령선거가 공정한 정책대결이 아닌
이회창대표의 아들 병역시비,오익제씨 월북사건에 이어 후보간 색깔논쟁등의
흠집내기식 소모전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조만간 여야 각 정당을 방문,
이같은 소모전을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 김태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