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민주당에 입당한데 이어 15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연말대선이 신한국당 이회창대표와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 김종필총재의 4자대결구도로 전환됐다.

조시장은 특히 이날오전 민주당 입당식에 이어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두 야당총재의 야권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이에 동참하지 않고 독자출마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조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흔히 지금까지 말하는 야권의 제3후보 입장이
아니며 또한 단순히 정권교체만을 위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저런
사람과 딜(야권후보 단일화협상)을 하려는 의도가 없다"며 독자출마의지를
천명했다.

조시장은 특히 자신의 출마가 야권분열을 초래했다는 비판적인 지적에 대해
"민주당으로부터 국민회의가 나가는 그런 일이 없었다면 분열이니 단합
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부인사 영입문제와 관련, 조시장은 "나의 정치철학에 동참할 의사가
있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세력을 규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견에 앞서 발표한 대국민선언에서 "우리 사회는 국민을 현혹시키는
구호가 난무할 뿐 민족을 이끄는 비전을 찾을 길이 없으며, 정치는 국민들로
부터 이반돼 있고, 속이고 헐뜯는 일에 세월만 흐르고 있다"면서 "나라의
비운을 보고 가만히 있는 것은 역사의 소명을 저버리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출마이유를 밝혔다.

조시장은 오는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총재로 추대된뒤 다음달 10일께
시장직을 사퇴하고 별도의 대선후보 지명대회를 통해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될 예정이다.

< 손상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