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대표가 현재의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키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낙선한 일부 인사들을 주축으로 하는
비주류측에서는 선출직 복수 부총재제 등 집단지도체제로의 개편을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결선투표에서 낙선,오는 12일께 여의도에 개인사무실을 개소하는 등
독자 행보를 할 가능성 조차 보이고 있는 이인제 경기지사는 조만간 당
개혁안을 마련, 총재인 김영삼대통령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이지사의 한 측근은 10일 "이지사가 제출할 개혁안에는 민의가 원활하게
상달될 수 있도록 현재의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말께 계보성격의 연구모임을 발족시킬 예정인 이수성고문측의 한
의원도 "일부의 우려도 있지만 당내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계보들은 인정
해야 한다"며 집단지도체제로의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덕룡의원도 복수의 부총재를 직선으로 선출하는 집단지도체제의 도입을
적극 검토중이나 개편 시기는 대선후가 적절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비주류측의 지도체제개편 필요성 제기에 이대표는 "총재직을 이양
받을 때 지도체제개편을 추진할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그러나 경선낙선자들의 당내 입지를 살려주는 것이 탈당 등의
변수를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대표가 지도체제 개편을 검토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