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마무리하고 12월 대선을 관리할 내각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개각시기에 대해서는 이번주내에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번 개각에 총리가 바뀔 경우 다음 주 이후로 넘어갈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신임총리를 물색하는데 시간이 걸리는데다 국회에서 임명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개각시기를 이번주로 점치는 청와대인사들의 경우 대개 6일 이후 단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건총리의 주례보고일정이 5일 하오로 잡혀 있어 이 자리에서 고총리의
거취 및 개각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7일에도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의 주례보고가 예정돼있지만 개각문제를
이대표와 상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견해이다.

청와대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 "이번 개각은 대선관리를 공정하게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김대통령이 당대표와 개각을 협의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각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고총리의 유임여부다.

여권일각에서 고총리교체를 주장하고 있으나 김대통령의 의중은 전혀
들어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주중 개각을 점치는 인사들이 많다는 점에서 고총리의 거취는
일단 유임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임명된지 5개월밖에 안된 고총리를 경질할 만한 뚜렷한 이유도 없다는
점에서 유임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만약 교체될 경우에는 김광일 정치특보의 기용설이 나돌고 있다.

개각폭에 대해서는 8~9명 정도의 중폭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선 연말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데 중점을 둬 신한국당 당적을 보유한
각료들의 교체가 예상된다.

그러나 당초 예상처럼 당적보유각료의 전원교체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측이 이번 개각의 성격을 중립내각보다는 공명선거관리내각으로
규정하고 있기때문이다.

청와대고위당국자는 "''중립내각''이라고 하면 내각에서 정치적 색깔을
완전히 없애는 것으로 92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구성했던 것과 같은 것을
의미한다"며 "그러나 지금 신한국당이 건재하고 김대통령이 총재로 있는데
그같은 성격의 내각을 구성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신한국당 당적을 가진 8명의 현직장관중 강경식 경제부총리를
포함 2~3명정도는 상징적으로 내각에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외교안보팀은 그대로 유임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다른 청와대고위 당국자는 이번 개각의 성격과 관련 "대선관리와 함께
임기말까지 행정을 철저히 챙길 유능하고 신뢰받는 인사들로 정비하는데
있다"며 "처음 시작은 당적 보유장관의 교체라는 소폭에서 검토됐지만 임기
마지막까지 튼튼하게 보각을 한다는 의미라면 개각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개각에서 청와대수석비서관들의 입각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최완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