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대표는 3일 두 아들의 병역문제에 대해 "국민과 군장병들,
그리고 그의 부모들에게 송구스러울 뿐"이라며 대국민 유감을 표명했다.

이대표는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머니들이 자식들을
군에 보내고 목숨을 나라에 맡길때의 그 심정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대표는 "내 아들들도 군에 가서 다른 자식들과 똑같이 뒹굴어주기를
바랐다"며 "부정하게 군복무를 피하려고는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대표는 특히 "큰 아들 정연이의 경우 당시 병역면제기준이 50kg인데 만약
군을 기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감량했다면 45kg까지 뺏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또 "한평생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왔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에 더 엄격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술회한뒤 "이러한 지적과 비판은
공인으로서 국민들의 기대와 사랑이 컸다는 것을 반증하며 진정으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야당의 정치적 공세에도 불구하고 군의 명예와 신뢰를 흔들만한
아무런 자료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안심한다"며 "이제는
나라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정책제안과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때"라며
야당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국민회의 자민련등 야권은 이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에 대해 전혀 납득할 만한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특히 국민회의는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하고 장남의 병적기록표에 사진이
없는 점, 차남의 가족관계기록등 "이대표 아들의 병적기록표상 풀리지 않는
7가지 의혹"을 새로 제기했다.

< 김태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