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 정치구조개선을 위해 여야동수로 구성된 정치개혁특위(위원장
목요상)가 5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여야 각 9명씩 모두 18명으로 구성된 정치개혁특위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정치자금법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통합선거법) 정당법 선거관리위원회
법 등 정치개혁관련 법안을 심의해 늦어도 오는 9월말까지 국회에 단일안을
제출하게 된다.

그러나 여야가 특위위원의 구성비율을 놓고 임시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면서까지 극한 대립을 보인데서 알수있듯이 법안의 개정내용을 둘러싼
여야의 이해관계가 첨예해 특위에서 단일안이 도출될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같은 우려는 이미 국회에 제출된 여야안의 차이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역시 자금문제이다.

정치자금법의 지정기탁금의 경우 신한국당은 이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되
개인과 법인의 기탁금액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지정기탁금제를 폐지하고 기업및 단체가 선관위
에 정치자금을 기탁할 경우 각 정당에 국고보조금비율로 배분토록 하는
"정치발전자금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했다.

신한국당은 지정기탁금제를 폐지할 경우 도리어 음성자금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한국적 상황에서 지정기탁금제의 고수는 정당간
의 균형적인 발전을 가로막고 여당이 정치자금을 독식하겠다는 비민주적
발상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야당은 또 기부한도를 연간 1백억원으로, 선거가 있는 해에는 연간 3백억원
으로 제한하는 대통령후보자 후원회를 설치하고 노동조합이 조합비 이외의
별도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수 있도록 정치자금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이같은 안이 오히려 고비용 정치를 부추기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야당은 또 정당의 유급인원수를 중앙당 1백50명 이하, 시도지부 7명 이하,
지구당 3명 이하로 축소토록 정당법을 개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신한국당이 여당의 강점인 사조직과 조직력에 타격을 입히는 이같은 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밖에 야당이 후보단일화를 상정, 복수정당끼리 연합공천을 할 경우
연합한 정당은 모두 후보를 낸 것으로 간주해 국고보조금을 배분한다는
정치자금법상의 조항과 3급 상당의 수석보좌관제를 신설한다는 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 등에 대해서도 신한국당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신한국당은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국회의원및 국회의원
후보자에 대한 후원금도 지정기탁금과 마찬가지로 선관위를 거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으나 야당은 국회의원 후원금마저 봉쇄하려는 독소조항이라며
극렬 반대하고 있다.

이에따라 특위에서는 정당연설회의 횟수조정, 합동연설회의 신설 여부,
후보자들의 합동TV토론 의무화, 홍보물에 대한 국고지원 등 기술적인
문제들이 우선 협의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위가 여야동수로 구성돼 합의가 안되면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수
없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여야간 협상이 실패해 결국 청와대나 정부가 정치
개혁법안을 주도하는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4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