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 낙선자들이 패배충격에서 벗어나 새로운 진로모색
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요즘 경선과정에서 도와준 인사들에게 "반드시 보은하겠다"고 다짐
하는 등 재기를 향한 힘찬 행보를 재촉하기 했다.

특히 이중 일부는 당내 비주류 연대를 구축, 이회창 대표와 협력속의 대결
구도 구축을 꾀하고 있고 또다른 일부는 정치권의 변화추이를 봐가며 노선을
결정짓겠다는 의중을 내비치고 있다.

낙선자중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수성 고문은 25일 미국
행정학회 초청 학술대회 참석차 출국했다.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 김종필 총재를 잇달아 만나면서 여권내부에서
그 의도에 대한 갖가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출국이 이어진
터라 그가 방미기간중 모종의 결심을 하고 돌아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관측이다.

대선을 앞두고 이고문이 이대표의 선거대책위원장에 기용될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덕룡 의원은 24일 이대표를 만난데 이어 곧 김수한 국회의장 서석재
서청원 김운환 의원 등 민주계 중진들과 연쇄 회동할 계획이다.

김의원은 이대표체제에 적극 협력하면서 민주계를 재결집해 비주류
수장으로서 일정 역할을 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는게 측근들의 얘기다.

김의원은 임시국회 폐회직후 측근들과 지리산 산행을 다녀온뒤 8월중
유럽여행에 나설 예정이다.

이한동 고문의 행보도 김의원의 그것과 비슷하다.

일부에서는 그의 정치적 구상이 좀더 대외지향적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와관련, 그는 <>이대표와의 화해 협력 <>비주류연대 구축 <>보수신당
구상 등 3가지중 하나를 택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측근은 "민주계가 정치발전협의회 차원의 후보 도출에는 실패했지만
김영삼 대통령의 당적문제가 부각될 때쯤 별도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움직임이 있을수 있다"면서 "이고문은 그때쯤 분명한 역할을 찾을 것"이라고
말해 비주류연대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인제 경기도지사는 그동안 밀린 도정을 챙기는데 한창이다.

이지사는 도지사직에 충실하면서 당의 정권재창출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나
주변에서는 다른 소리들도 흘러 나오고 있다.

일부 대학교수 출신들이 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번 대선에 그를 국민후보로
추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오는 10월 안양만안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내
지지기반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설 등이 그것이다.

박찬종 고문은 여전히 경선 중도사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자신이 특정후보의 금품살포와 위원장 줄세우기의 최대피해자라는 생각을
아직도 지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나 최근 한 민주계 중진을 만난 자리에서 "2주일만 기다려달라.

실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향후 행보는 하한정국이 끝날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