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 치사를 통해 지난 4년간의 업적을 회고한 뒤
대선필승과 당단합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오전 10시23분부터 10분동안 계속된 연설에서 김대통령은 대의원들의 열띤
분위기에 호응하듯 시종 힘찬 목소리로 단합과 대선필승을 역설했으며
대의원들은 이에 13차례의 박수로 화답했다.

김대통령은 치사에서 "당총재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엄정 중립을 지키면서
오직 공정경선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경선과정에서 국민을 염려하게 하는 일도 다소 있었다"면서
"그러나 후보자와 당원동지들의 애당심으로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오늘
이렇게 역사적인 순간을 맞게 된 것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
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경선이후 탈당사태 등을 우려한 듯 경선결과에 깨끗이
승복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 시간이 지나면 우리에겐 승자도 패자도 없다.

경선과정에서의 사소한 감정대립과 갈등은 이 화합의 용광로에서 녹여
버리자. 우리 모두 하나가 되자"는 부분에선 오른손을 불끈 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모두 손을 맞잡고 승리의 그 날을 향해 나아가자"
"영광의 월계관을 기필코 쟁취하자"는 등 단문 형식으로 역설, 대의원들로
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투표에 앞서 대통령후보 선출안건이 상정되자마자 단상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이인제 경기지사측의 송천영위원장이 "긴급동의가 있다"며 정견발표
기회를 달라는 취지의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고 나서다 청와대 경호실
요원들의 제지를 받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호실요원들이 송위원장을 강제로 행사장 밖으로 끌어내려하자 이지사측의
송광호 이철용 전의원과 일부 대의원들도 가세, 이들과 경호실요원간 심한
몸싸움을 전개.

이에대해 장내 곳곳에서 "후보사퇴해" "4인연대 모두 사퇴해 버려" "이런
비민주적인 선거가 어딨어" "청와대 경호실은 빠져"라는 등의 고성이
오가기도.

이지사측 인사들이 불과 1분여만에 경호실요원과 경찰의 "힘"에 밀려
행사장밖으로 끌려나오면서 소동은 종료.

송 전의원은 "오늘 전당대회는 국민축제인 동시에 민주주의 꽃이라 할 수
있는데 정견발표의 기회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각본에 짜여진 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긴급동의를 하지 못하게 경호원들에게 저지당한 불행한 사태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분개.

이지사측의 김학원의원과 박홍석 박태권 이철용위원장 등은 귀빈실로
이만섭 대표서리를 찾아가 대의원들의 정당한 의견개진 요구가 제지된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정견발표기회를 보장해줄 것을 거듭 촉구.

소란이 벌어지는동안 말없이 지켜보던 김대통령은 투표가 시작되자 후보들
과 함께 중앙단상 바로밑에 마련된 제1투표소로가 한표를 행사.

< 김삼규.손상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