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 고문의 금품살포설을 제기한 박찬종 고문의 생각은 과연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고문의 문제제기는 당의 경선구도를 완전히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것인 만큼 계획된 시나리오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박고문
진영에서는 "최악의 상황까지 각오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박고문은 14일 경선보이콧이나 탈당가능성을 일축했다.

마음을 완전히 비웠고 경선에 끝까지 나가 대의원들의 심판을 겸허히
받겠다는게 그의 얘기다.

그는 그러면서 금품살포설에 대해서는 "지금 내가 무엇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며 "오로지 정치발전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진상을 반드시
규명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박고문의 이같은 태도는 이회창 고문측의 사람 빼내가기와 대의원과의 접촉
봉쇄, 김영삼 대통령을 포함한 민주계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 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게 여권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이번에 나온 "2개 지구당 위원장에 5천만원씩 뿌렸다"는 주장도 원래 자신
에게 확실한 지지를 약속했다가 이고문측의 회유로 이후보쪽으로 돌아선
한 위원장 측근의 증언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한다.

또 민주계가 이수성 고문 이인제 경기도지사 김덕룡 의원 등에게만 지지
의사를 표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입당 당시 의원직을 포기하면서까지 당에
헌신했는데 지금까지 이용만 하고 막판에 용도폐기 하려는게 아니냐"며
분개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볼때 박고문이 탈당은 결코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경선
정국 변화추이에 따라 그의 행보도 유동적으로 바뀔 것이 예상돼 현단계로서
는 그의 결심이 어떻게 전개될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