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경제부처에 때아닌 한파가 몰아닥쳐 관련부처들이 초긴장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재정경제원은 조세연구원에 파견중인 손홍 국장과 강정영 국고과장이
병원시설자금배정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에 경악과 탄식속에 초상집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또 통상산업부 역시 박주태 부이사관이 수뢰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극도로 침통해 하고 있다.

이들 부처의 관계자들은 그동안 각종 비리사건에서 중앙부처 관료조직은
한발짝 떨어져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사정설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며 초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

<>>재경원 직원들은 복도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 지난해 한택수 전국고국장
이후 1년여만에 악몽이 재연됐다며 향후 수사대상 확대여부 및 사법처리
강도 등을 두고 전전긍긍.

특히 예산실 간부가 비리사건에 연루되기는 정부출범이후 사실상 사상 첫
케이스인 만큼 예산실 관계자들은 그동안의 명예가 땅에 떨어졌다며 불편한
심사를 노골적으로 표현하기도.

또 재경원 국고국은 손국장이 회계총괄과장 재직시 수천만원대의 뇌물을
받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강력히 반발.

국고국은 회계총괄과가 예산결산 및 정부계약을 맡는 만큼 병원시설자금
지원대상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리지 않는다며 무관설을 강조.

이에반해 재경원 예산실직원들은 양 부이사관의 혐의사항이 복지노동예산
담당관 재직중 발생했을 가능성이 커지자 일단 유구무언이라는 반응.

일부 관계자는 "일식집에서 5~6명이 술과 함께 한차례 식사만 해도 상당한
돈이 아닌가"며 "어쨌든 복지부의 물귀신작전에 예산실의 체면이 땅에
떨어지게 됐다"며 복지부로 화살을 돌리기도.

< 최승욱 기자 >

<>.통상산업부는 지난 3일 박주태 부이사관의 검찰소환 사실이 전해지면서
부랴부랴 외국인산업연수생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는 등 박부이사관의 선처를
간접적으로 호소했으나 수뢰혐의로 구속이 결정되자 허탈한 표정.

통산부는 특히 재정경제원 간부 2명이 수뢰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터에 박부이사관도 같은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알려지자 대외 이미지
실추를 크게 우려하는 모습.

통산부의 한 중견간부는 "경제부처 관리들의 잇따른 구속과 조사가 문민
정부 초기에 벌어졌던 사정태풍이 또다시 몰아칠 신호탄은 아니냐"고 반문
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 김호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