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총재는 3일 여야 정치권의 정치개혁 협상이 어려울 것
으로 전망하면서 정부가 개혁 입법안을 제출할 것을 촉구했다.

김총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고건국무총리의 예방을 받고 "정치권은 선
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이해를 앞세우기때문에 정치개혁 협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고총리 내각은) 선거관리내각인 만큼 김영삼(김영삼)대통령
과 잘 얘기해 정부안을 내야한다"고 말했다고 박홍엽부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고총리는 "지금은 내각이 주도해나가기 어렵다"며 "일단 입
법기관서추진하고 우리는 이를 뒷받침하도록 하되 만일 안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는 그때가서 생각하겠다"고 답변했다.

김총재는 이어 자신을 방문한 강경식경제부총리가 금융개혁 입법안 처
리에 협조를 요청한 데 대해 "시급한 것은 하되 중앙은행 중립성 문제 금
융감독기구 단일화와 총리실 설치문제등은 아무래도 졸속으로 흐르기 쉬
우므로 좀더 여론을 수렴,연구해 다음 정권에 넘기는 게 바람직하다"며
현정권하 처리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강부총리는 "금융개혁 관련 핵심법안은 7~8개 정도"라며 "법안 성안작
업을 서두르겠지만 7월 임시국회말이나 돼야 제출할 수 있을 것 같으므
로 내달 상임위 심의를 거쳐 내달말 임시국회가 열리면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배석한 일부 국민회의 의원들은 아시아자동차가 악성루머로
자금난을 겪고 있어 광주지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에대해 고총리는 "기아는 30대그룹중 유일한 비오너그룹으로 계속
발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부총리는 "재경원은 옆에서 당부하는 수준이지만 계속 관심을 두고
나름대로 챙기고 있다"고 밝혔다.

<허귀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