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27일 당내 대통령후보 경선 참여를 공식 선언하고
본격 "세몰이"를 위한 신발끈을 조였다.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장에서 열린 이날 선언식에는 전국구의원 4명을 비롯
1백19명의 원.내외위원장과 3백여명의 지지자 등이 행사장을 가득 메워
이대표의 세가 현재로서는 여타 대선주자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

이날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부인 한인옥 여사와 나란히 입장하는 이대표에게
지지자들과 원내.외 위원장들은 기립박수와 연호로 환호, "대통령선거 본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사회를 맡은 신한국당 박성범 의원은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꽃다발을
달아주고 행사장밖에 멀티비전을 설치해 들어오지 못한 분들에게 화면을
제공해야지만 이런 정치행사부터 비용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생략했다"며
이대표의 지론대로 "저비용"으로 행사가 치러짐을 강조했다.

황낙주 전 국회의장은 추천사를 통해 "여론조사 결과 이대표는 전국에서
고른지지를 얻어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것이
국민의 뜻이 아니겠느냐"고 기염을 토했다.

그는 이어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나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각각 자당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대선후보로 당선됐다"며 "우리도 다음달
전당대회에서 이대표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 주자"고 호소, 지지자들의
연호를 이끌어냈다.

이어 등단한 이대표는 "선진대국 건설의 21세기를 향한 통합과 화합의 정치"
라는 주제의 선언서를 낭독했다.

이대표는 선언서를 통해 "과거의 유산인 투쟁과 미움의 정치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청산하고 오늘의 위기상황을 근본적으로 해소해 새시대를 향해 뛰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언서 낭독을 마치고 이대표가 "등록후 대표직을 갖고 경선에 임하지는
않겠다.

당당하고 떳떳하게 경선에 임해 승리를 이룰것"이라고 역설하자 지지자들은
박수와 연호를 연발,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선언식은 성우 배한성씨의 축시와 대학생 연합합창단의 축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 손상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