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대권후보 경쟁에서 다소 밀리고 있던 김덕룡의원이 ''세종대왕론''
으로 대반격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김의원은 26일 전남 여수와 경남 진주 등을 순방한 자리에서 문민정부
적자론과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창조적 개혁론을 접목한 세종대왕론을
펴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날 이회창 대표를 겨냥, "국민들은 독선적이 아닌, 법치 이상의
덕치를 원하고 있다"며 "이런 여망을 받들어 제2의 세종대왕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인기 TV드라마의 경우를 예로 들며 아직 자신의 진면모가
드러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드라마 ''용의 눈물''의 주인공은 세종대왕이며 지금까지 나온 인물은 모두
조연에 불과하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따라서 세종이 태조의 창업기틀 위에 태평성대의 꽃을 피웠듯이 자신이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 1기를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김의원은 "조선창업때와 마찬가지로 김대통령의 문민개혁에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문민정부 창출세력의 적자이자 정통 민주세력의 적자인 내가 문민
정부의 꿈과 시련, 부채까지 떠맡아 문민 2기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의원의 이같은 언급은 반이진영에서 이대표와 맞붙을 ''대향마''를 찾고
있는데 때맞춰 나온 것으로 특히 ''한솥밥''을 먹은 정치발전협의회측의
지지를 얻기 위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다소 차가운 이미지에 개혁신봉론자로 비쳐져
온 김의원이 이런 선입견을 해소하기 위해 백성의 삶을 편하게 하는 정치를
구현한 세종대왕의 이미지를 따온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