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대통령후보로 선출됐다.

김총재는 이날 후보수락연설에서 "자유민주연합이 정권을 잡아야하고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한다"며 강력한 집권의지를 피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 정국구도상 독자적으로 정권창출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실제로 김총재는 자민련을 만든이후 타 정치세력과의 끊임없는 연대를
추진해왔다.

이제 그는 대선을 향한 출발점에 섰다.

과연 그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집권의지를 실현할 것인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는 대통령이 목적이 아니다.

내각제가 목적이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이같이 말해왔다.

그래서인지 그가 이번 대선에서 후보로 출마한다는 사실보다는 그가
어떤 행보로 내각제 창출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예상할수 있는 김총재의 향후 행보는 크게 세가지이다.

먼저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 실현이다.

두번째는 신한국당내에서 권력분산을 주장하는 일부 대선주자들과의
연대를 통한 보수대연합 창출이다.

두가지 모두 세력규합을 통한 내각제 실현을 최종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 경우는 김총재가 독자적으로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김총재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이 당선가능성이
희박해 김총재가 독자출마를 강행할지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조차 회의적인
반응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김총재는 당분간 독자출마를 전제로한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의 두가지를 성사시키기위해서는 자체적인 ''힘불리기''가 선행돼야하기
때문이다.

또 타 세력과 힘을 합칠 경우에도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연대가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김총재는 후보수락연설에서 자민련과 자신의 집권의지를
강조했을 뿐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나 범보수세력과의 연대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김총재는 향후 독자출마론을 강조하면서 국민회의와 신한국당 일부
세력과의 사이에서 ''줄타기''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총재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당내 반발도 만만치않다.

먼저 TK(대구.경북)세력들은 조기 후보단일화론을 내세우며 김총재를
압박하고 있다.

또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신한국당 후보가 선출될 경우 김총재의
지지기반중 한축이 무너질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한영수 부총재 등을 중심으로 한 신한국당과의 연대 반대세력들도
김총재의 행보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부총재가 비록 이날 낙선했지만 만만치 않은 지지세를 확보, 자신의
실체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또 내각제의 지지율과는 별개로 김총재 자신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고있는 등 김총재가 구시대정치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