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협은 그동안의 중립입장에서 벗어나 특정주자를 밀겠다는 의도를
표면화하고 있다.

20일 국회에서 "이 시대에 필요한 지도자상"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7명의 경선주자중 21세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검토한뒤 내달 3.4일께
지지후보를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정발협은 이와관련, 대안의 하나로 검토해온 "이회창 카드"는 완전 배제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간사장인 서청원 의원이 연일 이대표에게 비난의 화살을 날리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이날 김덕룡 의원계 현역의원및 원외지구당 위원장 36명을 받아들인 것도
범민주계 세결집을 통해 이대표의 대세굳히기 전략을 봉쇄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정발협은 대신 이수성 박찬종 고문과 김덕룡 의원 이인제 경기도지사를
반이 "대항마"로 내세우는 방안과 이한동 고문 등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정발협이 특정후보 지지를 놓고 행동을 통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게 여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현 단계로는 이수성 고문이 가장 가능성이 높지만 박찬종고문을 지지하는
세가 적지 않은 편이고 야당후보에 맞서 이기려면 세대교체론을 앞세운
이인제 지시가 낫다는 부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김덕룡계 인사들의 정발협 전격 참여가 김의원이 정발협 지도부와 이수성
고문 등과의 연대가능성을 견제하기 위해 띄운 승부수라는 견해도 있어
정발협이 지지후보를 결정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나라회를 둘러싼 여건도 정발협과 흡사하다.

나라회는 정발협의 움직임을 봐가며 이대표 지지입장을 천명하겠다는 방침
이다.

이대표 지지를 너무 앞서할 경우 정발협과 다른 주자들을 자극해 역효과를
초래할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나라회측은 이대표가 공식 경선출마를 선언하는 27일까지 지역별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 모임을 계속한뒤 이대표 "출정식"때 세를 과시하면서 완전
대세장악에 들어가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나라회도 인적 구성상 지지성향이 제각각이어서 이대표에 대한 집단지지
표명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라회엔 이한동 고문을 지지하는 쪽 인사가 이대표 못지 않게 많은데다
이수성 고문과 가까운 위원장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만큼 정발협과 나라회의 세대결 국면과 지지후보 결정을 둘러싼
갈등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