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방문에 나선 자민련 김종필총재와 신한국당 이한동고문이 18일 대구
에서 전격 회동했다.

김총재는 19일 열릴 대구시지부 정기대회 참석차, 이고문은 경선을 앞두고
대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하기위해 각각 대구를 방문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이고문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고문측은 "같은 호텔에 묵고있어 인사차 방문한 것"이라면서 "임시국회
소집 문제등 정국 현안 논의가 주요 의제였을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
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보수층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는데다 김총재의
내각제 주장에 대해 이고문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권력구조
개편문제를 고리로한 두 사람의 연대가능성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김총재와 이고문은 임시국회 소집문제외에 , 구여권 세력결집
과 연대가능성 타진, 내각제개헌 문제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특히 이고문이 최근 야권이 주장하고 있는 "정치개혁특위의 여야
동수구성"을 당지도부에 촉구한데다 김총재의 측근인 김용환의원을 비밀리에
만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의 회동이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것이다.

김총재는 이에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권력구조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신한국당 이수성고문을 "극찬"하면서 "신한국당 대선주자
누구와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여권의 대권주자들과 광범위한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총재는 또 이날 정석모부총재, 강창희 김현욱의원등 충청권출신 중진
의원들을 포항으로 보내 포항 보선에 출마할 예정인 박태준 전 포철회장을
방문토록 했다.

자민련의 이같은 파격적인 조치는 최근 나돌고 있는 박전회장의 자민련
조기입당설과 맞물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결국 김총재의 이같은 행보는 김총재가 "DJP" 연합 외에도 구 여권세력의
권력분산론자들과의 또 다른 연합을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와의 20일 광주 회동을 앞두고
내각제 개헌에 소극적인 김총재에 대한 "압박용"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 대구=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