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대표는 9일 "내각제적인 요소를 가미해 국무총리가 소속
정당에서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한 팀을 만들어 이들이 내각에 들어와
일하도록 하는 것이 국무총리에 대한 제청권의 의미를 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표는 이날 당 천안연수원에서 열린 충남 예산지구당 당원연수회에
참석, 축사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총리가 내각을 다스리는 권한을 갖고
자신의 책임하에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위에서 총리를 감독하고 후견하는 방법으로 나라를 이끌어
가는 것이 자유민주적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대표의 발언은 그가 총리 재직시절부터 제시해 오던 "권력분산론"을 보다
구체화한 것으로 이홍구고문 등 일부 대선예비주자들의 권력분산 주장과
맞물려 당내 경선을 앞두고 합종연횡 논의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국회의장과 원내총무의 경우도 의원들이 민주적인 직선으로
선출해야 한다"면서 "이같은 방안은 권력구조개편이나 헌법개정을 통하지
않고도 현행 헌법의 테두리내에서 마음먹기에 따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
했다.

이대표는 정치개혁방안과 관련, "정치개혁은 돈을 덜쓰는 문제에서부터
모든 구조와 제도를 바꾸고 정부및 권력의 형태까지도 재고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0일자).